정신 질환의 하나인 조현병 관련 칼부림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엔 경찰까지 표적이 됐다.
9일 새벽 5시23분께 충북 충주시의 한 원룸 복도에서 조현병을 앓는 ㅇ(23)씨가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ㄱ(53)·ㄴ(51)씨와 사설 구급차 기사 ㄷ(50)씨 등 3명이 다쳤다. 이들은 ㅇ씨한테 얼굴, 손 등이 찔려 봉합 시술을 받았다.
이들은 이날 새벽 “조현병을 앓는 아들을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는 데 도와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ㅇ씨를 설득하면서 밖에서 기다리는 데 갑자기 문을 열고 나와 흉기를 휘둘렀다. 조현병 환자라는 말을 듣고 대비를 했지만 워낙 순식간에 난동이 이뤄져 방어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테이저건(전자총)을 쏴 ㅇ씨를 체포한 뒤 한 정신병원에 수감했다. ㅇ씨는 “제복 입은 사람이 싫다. 난 정신병자가 아니고, 병원에 가기 싫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ㅇ씨 부모는 경찰에게 “조현병을 앓는 아들의 폭행·욕설이 잦아 원룸에 따로 살게 했다. 지난해엔 한 차례 경찰에 신고했다가 취소한 적도 있다. 최근 증세가 안 좋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했다”고 했다. 경찰은 “ㅇ씨는 20살 무렵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5~6차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심리 상태를 살펴 사건 관련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밤 11시께 경북 김천시 평화동 한 주택에서 ㄱ(45)씨가 아버지(82)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아버지는 집 밖으로 피해 화를 면했고, 경찰은 집 주변에서 서성대던 ㄱ씨를 체포했다. ㄱ씨는 “아버지가 약통을 흔들어 시끄러워 화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ㄱ씨는 지난 2월까지 병원에서 조현병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엔 약을 먹으며 통원치료를 받아 왔다.
오윤주·김일우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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