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화섭 경기 안산시장이 올 하반기부터 대학생 반값 등록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안산시청 전경.
경기도 안산시가 올 하반기부터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시행에 나선다. 안산에 거주하는 대학생에게 1명당 학기마다 등록금의 절반인 165만원씩을 지원하는 것이다. 올 하반기부터 시행해 전면 확대되면 안산에 거주하는 2만여명의 대학생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17일 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하반기부터 4단계로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국가가 대학생들에게 성적과 소득에 따라 등록금 지원 사업을 하지만 수년 전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학생들의 요구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성적 조건을 맞추지 못한 저소득층 학생들은 장학금을 지원받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등 냉혹한 현실에 내몰리고 있다”며 “안산시가 전국의 시 중에서 최초로 ‘안산시 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를 제정해, 본인 부담 등록금의 50%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생 반값등록금은 한국장학재단이 밝힌 대학생 1명당 연간 평균 등록금 667만원 중 대학생 1명에게 주어지는 평균 장학금 338만원을 제외한 자부담액인 329만원의 절반인 평균 165만원씩을 지원하는 것이다. 안산시가 안산 거주 대학생 2만명을 전부 지원할 경우 연간 335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시는 올해 2학기부터 1단계로 다자녀 가정·장애인·국민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대학생 5760명(58억원)을 지원하고 2단계로 차상위와 한 부모 가정 대학생 906명(13억)을 지원하고, 이어 3단계로 소득분위 6분위까지, 4단계로는 안산지역 거주 전체 대학생 2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윤 시장은 대학생 반값등록금 추진 이유에 대해 “고교 무상교육을 추진하는 정부 기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산시의 내국인 인구는 2013년 71만여명에서 지난해 기준 66만여명으로 7.47%인 5만3천여명이 줄었다.
시는 반값등록금 재원과 관련해 안산시 본예산 2조2164억원의 1.5% 수준이어서 단계적으로 대상을 늘리는 데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시는 유사중복 사업을 줄이고 불필요한 경상경비를 절감하는 한편 고질적인 고액 체납액 징수를 강화해 재원을 뒷받침하고 공시지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지방세도 증가하는 등 세입도 늘고 있는 추세여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산시는 또 ‘현금 퍼주기식’의 포퓰리즘 논란에 대해서는 교육받을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으로 반값등록금은 지자체 역할을 통한 기본권 실현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등록금 지원과 관련해 전북 부안군에서 대학생 1~2학년에 대해서는 본인 부담의 등록금의 반값을 300만원 범위 내에서 지원하고 3~4학년은 정액으로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강원 화천군에서도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지만 대학 신입생의 경우 6등급 이상 등 성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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