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속리산 법주사. 보은군 제공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은 1970~80년대 수학여행, 신혼여행 1번지였다. 봄·가을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여행객이 몰려들었다. 당시 220여만명까지 여행객이 몰렸던 속리산은 지난해 이 숫자가 124만4000여명으로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수학여행, 신혼여행 등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일손이 모자랄 정도였어요. 지금도 꾸준히 관광객이 찾긴 하지만 그때하고는 비교가 안돼요.”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에서 35년째 음식점을 하는 김인숙(60)씨의 말이다.
옛 명성을 찾기위해 보은군이 나섰다. ‘수학여행 1번지 속리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먼저 속리산의 얼굴인 법주사 앞 속리산 관광 특구 새 단장에 나섰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 특구 활성화 공모’에 선정된 보은군은 국비·지방비 등 6억2천만원을 들여 ‘힐링 음악 길’을 조성하고, 외국인을 위한 관광안내판, 다국어 홍보물 등을 제작해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여관·음식점 등이 즐비한 속리산 입구 사내리 골목 곳곳의 간판을 정비하고, 1970년대 교복·먹거리 등을 체험하는 ‘추억의 거리’도 만들 참이다. 속리산 입구에 조성된 숲 체험 휴양마을, 훈민정음 마당, 속리산 꼬부랑길 등과 연계해 ‘관광객이 머무는 속리산’으로 꾸민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법주사와 법주사~세심정까지 2.62㎞에 조성된 세조길로 관광객을 이끌 수 있는 체험·행사도 준비한다. 법주사는 세계문화유산이 된 지난해 7월 이후 45만140명의 관광객이 찾아 2017년 같은 기간에 견줘 찾는 이가 11.5% 늘었다.
김정식 전 속리산관광협의회 사무국장은 “속리산은 막개발이 안 돼 자연의 멋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지만, 문화시설 등이 부족해 관광객이 주는 양면성을 지녔다. 관광객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공존해야 옛 영광을 재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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