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리와 횡령으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 받은 박인규(65·사진) 전 대구은행장의 항소가 기각됐다.
대구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재희)는 3일 업무상 횡령,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은행장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대구은행장으로서 채용 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와 비자금 조성 관련 배임 및 횡령을 주도적으로 했다. 또 증거 인멸을 교사했고, 공무원 아들을 부정 채용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했다. 범행 수법과 내용, 지위, 역할에 비춰 죄책이 가장 중해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피해 금액을 변제 공탁한 점, 대구은행 경쟁력 강화 실적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5월18일 검찰은 박 전 은행장을 구속기소했다. 박 전 은행장은 2014~2017년 점수조작 등의 방법으로 대구은행에 20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를 숨기기 위해 지난해 11월 직원들에게 인사부 컴퓨터를 교체하거나 채용 관련 서류를 파쇄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2014년 4월~2017년 8월 상품권을 샀다가 되파는 방식으로 비자금 20억원을 만들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구은행에 9200만원의 손해를 끼치고 8700만원을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1심 재판을 맡은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손현찬)는 지난해 9월21일 박 전 은행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박 전 은행장은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영남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1979년 대구은행에 입사해 본부장, 부행장보, 부행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3월 제11대 은행장에 올랐다. 이후 그는 비리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자 지난 4월 물러났다. 그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고향이 같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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