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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어깨동무 인문학’ 지원 중단…노숙인 자활 사다리 걷어차나?

등록 2019-03-26 05:00수정 2019-03-26 07:30

복지부 노숙인 인문학 지원 중단 일방 통보
유일한 자활 프로그램 ‘어깨동무 인문학’ 없애
수원다시서기 “앞으로 객사 방지만 하란 말?”
어깨동무 인문학에 참여한 노숙인들이 미술 치료 수업을 듣고 있다.
어깨동무 인문학에 참여한 노숙인들이 미술 치료 수업을 듣고 있다.
정부가 거리와 역 등지를 떠도는 노숙인들의 자활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노숙인들의 ‘자활 사다리’를 걷어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경기도는 지난 22일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센터(수원다시서기)에 “올해부터 1억원의 ‘어깨동무 인문학’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복지부 쪽은 ‘노숙인 자활 사업에 교육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중단 이유를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도 “복지부에서 이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함에 따라 경기도도 예산 지원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예산은 보건복지부가 70%, 경기도가 30%를 나눠 낸다.

‘어깨동무 인문학’은 민-관-학이 협력해 노숙인들을 돕는 것으로 전국에서 사실상 유일한 자활 프로그램이다. 노숙인들이 9개월 동안 매주 4차례씩 16시간의 인문학 강의를 듣고 심리·미술·악기 치유를 받는다. 노숙인들은 수업 1회 참여할 때마다 1명당 3만3400원의 교육참여 수당을 받는데 이 중 50%는 인문학 수업이 끝날 때 자신들이 거주할 임대 주택 보증금으로 쓰기로 서약한다.

2016년 어깨동무 인문학 수업이 시작된 후 3년 동안 71명의 노숙인이 이 과정을 수료했고 이 중 34명이 여기서 모은 돈으로 임대주택에 입주해 노숙 생활을 벗어났다. 또 노숙인 32명은 직업을 얻었고, 30명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돼 정부 지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애초 이 프로그램은 수강생을 채우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탈노숙 성과가 나면서 올해는 64명이 지원해 34명이 탈락하는 등 경쟁률이 2대 1을 넘을 정도였다. 올해 지원자 64명은 수원역 앞 노숙인 120여명의 절반을 넘는 숫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갑작스런 지원 중단 통보에 지난 19일 개강하려던 올해 ‘어깨동무 인문학’ 프로그램은 시작도 못하고 폐강 위기에 놓였다. 수원다시서기 실무자 박효영씨는 “이번 결정은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을 없애고, 앞으로는 노숙인의 객사나 사고 방지 등 일차적 관리만 하라는 말이다. 이것은 노숙인 문제를 방치하는 것이고, 결국 노숙인 문제는 제자리걸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수원다시서기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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