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포항 주민들 “이제라도 진실 밝혀져 다행”

등록 2019-03-20 20:22수정 2019-03-20 21:57

정부조사연구단 발표에 포항 주민들 “진실 밝혀져 다행”
향후 천문학적인 주민들의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 예상
정부 “포항 시민들께 유감, 지열발전 사업 영구 중단”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결과 발표를 듣고 난 포항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조사단은 이날 인근 지열발전소의 포항지진 촉발 결론을 발표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결과 발표를 듣고 난 포항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조사단은 이날 인근 지열발전소의 포항지진 촉발 결론을 발표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늦었는데 지진 원인이 나와가 기쁩니더. 이제 발 쫌 뻗고 안 자겠는교?"

2017년 경북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때문에 촉발됐다는 20일 정부조사연구단 발표에 포항 주민 양만제(63)씨가 보인 반응이다. 그동안 주민 단체에서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온 그는 이번 정부조사연구단에도 참여했다. 그는 “그동안 포항 시민들이 기다렸던 완벽한 발표다. 이제는 조사가 아니라 수사로 지진 관련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고 했다.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모여 있던 주민 10여명도 이날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 내용을 듣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체육관에는 아직도 30명 안팎의 ‘지진 이재민’이 머물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지진 당시 파손된 한미장관맨션에 사는 주민들이다. ‘한미장관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홍제(60)씨는 “주민들은 진즉부터 지진 원인을 지열발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원인이 밝혀진 만큼 합리적인 후속 대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주민들이 법원에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0월 주민 71명을 모아 정부와 지열발전 사업을 주관한 넥스지오 등을 상대로 1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지난 1월에도 1200여명이 참여한 2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모성은(55)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공동대표는 “주민들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관련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주민들을 모아 3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정부는 조사연구단의 연구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후속조처로 기술개발 사업 영구 중단과 함께 해당 부지를 원상 복구할 계획이다.

포항 지열발전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2015년 ‘메가와트(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건설됐다. 산업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전담한 국가 알앤디 연구개발(R&D) 사업으로 국비 195억원, 민간 자본 278억원 등 총 473억원이 투입됐다. 기술 개발과 플랜트 설비 건설 등이 지연돼 상용화 단계로는 진전되지 못한 상태에서 2017년 11월15일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포항지역 시민들이 이미 제기한 “국가를 피고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은 향후 법원 판결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 지진으로 포항에서는 1명이 숨지고 117명이 다쳤다. 포항시가 공식 산정한 피해액은 846억원이지만 직간접 피해 추정액은 3323억원에 이른다.

김일우 최하얀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