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방경찰청이 경북의 한 축산업협동조합장 후보에게 압수한 현금.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3월13일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축산업협동조합장 후보가 돈을 뿌리다가 적발됐다. 이 후보에게서 돈을 받은 조합원만 100명이 넘었다.
경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돈을 준 혐의(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북의 한 축산업협동조합장 후보였던 ㄱ(60)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ㄱ씨를 도와 돈을 뿌리는 것을 도운 ㄴ(53)씨를 구속하고, ㄷ(61)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ㄱ씨에게서 돈을 받은 조합원 100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ㄱ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조합원 100여명에게 1인당 20만~100만원씩 모두 5000여만원을 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조합원 1700여명의 성향을 미리 파악해 ‘○’, ‘△’, ‘X’ 표시로 구분했다. 그는 이어 자신을 찍어줄 ‘○’ 표시가 된 조합원들에게 집중적으로 돈을 뿌렸다. ㄱ씨는 조합원들에게 돈을 줄 때 렌터카를 이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해 모두 43건, 170명을 적발했다. 이 중에서 금품이나 향응 제공이 모두 30건, 150명(88.2%)으로 가장 많았다. 박기석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선거 종료나 결과와 상관없이 금품 살포 등 중대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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