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서 경기도 교육청 교육1국장이 퇴임식을 대신해 13일 모교에서 마지막 수업을 했다.
40년 교직을 마치는 김기서(63·사진) 경기도 교육청 교육1국장이 모교에서 마지막 수업으로 퇴임식을 대신했다. 자신의 초·중·고교 모교에는 500권의 인문 서적을 기증했다.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고 도서관에서 김 국장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학생회 간부 100여명에게 특강을 했다. 수원고는 그의 모교로 그는 1975년 이 학교를 졸업(24회)했다. 퇴임식 대신 ‘마지막 수업’에 나선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나는 교사다’라고 평생을 다짐해왔다. 교직 생활의 끝도 교사로서 마무리 짓고 싶었다”고 했다.
경기대 국문과를 졸업한 김 국장은 수원 매향여중 교사를 시작으로 20년간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최근 20년간은 수원교육장 등 ‘교육행정의 달인’으로 불렸다.
국어교사이던 그의 이날 마지막 수업은 향가 중 ‘안민가’였다. 신라 경덕왕 시절 태평한 나라를 만드는 내용을 담은 향가 소개에 이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정호승의 시에 곡을 붙인 안치환의 노래가 도서관에 영상과 함께 퍼졌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위 올 라이(We all lie)’라는 노래가 나와요.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죠. 저도 말도 안 되는 교사를 했어요.” 그는 “성적을 올리지 못한 학생을 체벌한 적도 있다”며 “후배들 앞에서 솔직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미래 4차 혁명시대는 학력 보다 화합과 공존의 세계가 될 거예요. 아무리 어려워도 자기 주도적 삶의 가치로 희망을 잃지 말고 개척하세요. 좋은 대학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대학을 가세요.”
퇴직 뒤 앞으로의 시간은 봉사로 채우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수원의 한 대학 한국어교육학과에 등록한 그는 “교사 시절 다문화가정이 언어 때문에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봤다”며 “자격증을 따면 이 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