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제평화역(통합 CIQ) 설치 대상 지역. 경기도 제공
비무장지대(DMZ)에 가칭 ‘남북국제평화역’(통합 CIQ) 조성이 추진된다. 비무장지대에 남북한 통합 출입사무소가 설치되면 남북 평화의 역사적 상징물로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지선 경기도 철도국장은 11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남북 철도 연결을 대비하고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활용을 위해 비무장지대 내 남북국제평화역 설치를 중앙정부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남북국제평화역이 설치되는 곳은 경의선 중 남쪽의 도라산역에서 북쪽으로 2.4㎞, 북쪽의 판문역에서 남쪽으로 4.4㎞ 지점의 비무장지대 안이다. 이 역이 설치되면 역 안에 남북한 통합 출입사무소(CIQ)가 설치돼 남북이 공동으로 한 장소에서 남북한을 오가는 이용객들에 대한 출입국 심사를 1회만 실시하게 된다.
출입사무소는 나라 간 이동을 할 때 거치는 세관검사(Customs),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하는 곳이다. 현재는 남북한을 출입하는 이용객들은 도라산역과 판문역에서 각각 1차례씩 2차례의 출입국 심사를 받는다. 하지만 현재는 사실상 활용되지 못한 채 육로를 통한 남북 왕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홍 국장은 “남북 철도 사업이 완료되고 남북 간의 민간 교류가 활성화될 경우 통합 출입사무소를 설치하면 이용객의 불편을 덜고 출입국 심사에 따른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중국~북한 국제열차의 경우 신의주 국경에서 양쪽의 심사를 받는 데만 각각 2시간씩 모두 4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이동시간은 10분 정도 걸리는데 통합 출입사무소를 설치하면 시간이 3분의 1 정도는 줄어들 것으로 경기도는 예상했다.
경기도는 통합 출입사무소가 비무장지대에 설치되면 통합 면세점을 운영해 이용객에게 남북한 맛집과 특산품 매장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한편 주변 비무장지대 관광 상품과 연계해 비무장지대 관광으로 나아가는 등 비무장지대의 평화의 공간화에 기여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북국제평화역(통합 CIQ) 구상안. 경기도 제공
나라 간 이동 때 거치는 출입사무소의 통합 설치 운영은 처음이 아니다. 유럽과 영국을 오가는 유럽 유로스타 국제열차의 영국 입국심사는 프랑스 파리 북역과 벨기에 브뤼셀 미디역에서 영국 심사관이 파견되어 프랑스와 벨기에 지역에서 이뤄진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의 앰트랙 서부노선도 밴쿠버에 있는 태평양 중앙역에서 미국과 캐나다 심사관이 공동으로 근무하며 미국으로의 사전 출입국 심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 개통한 홍콩~중국 고속열차도 홍콩 카오룽역에 중국 심사관이 파견 나와 홍콩 심사관과 공동으로 출입국 심사를 진행한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남북철도에 국제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처럼 통합 출입국 심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의 통합 출입사무소 기능을 갖춘 국제평화역은 이런 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