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구제역 발생’ 안성 농촌마을은 희뿌연 연기로 뒤덮여 있었다

등록 2019-01-29 12:00수정 2019-01-29 20:47

방역팀, 발생 농가 젖소 126마리 도살처분·소각 분주
반경 3㎞ 주변 농가 89곳 오늘 중 백신 접종 마무리
발병 농가서 11.4㎞ 거리 안성 한우농가 의심축 신고
올겨울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한 젖소 농가에서 도살처분 및 소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하 기자
올겨울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한 젖소 농가에서 도살처분 및 소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하 기자
구제역 확정 판정을 받은 경기도 안성의 한 축산 농가 인근 논에서는 희뿌연 연기 기둥이 치솟았다. 안성시청 방역팀은 굴착기를 동원해 구덩이를 팠고, 이 농가에서 사용해온 사료와 짚 등을 태웠다. 농가에서 사용해온 물품 등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복을 갖춰 입은 이들은 이 농장에서 키우던 젖소 126마리를 도살 처분하는 작업을 벌였다. 작업은 외부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한 채 진행됐다. 29일 오전, 이 농촌마을에선 메케한 냄새가 진동했다.

민족 대이동 시작되는 설 연휴를 닷새 앞둔 28일 올겨울 첫 구제역이 안성에서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농장 주변 여러 곳에 차량통제선이 처져 있었고, 구제역 발생으로 차량·사람 통행금지를 알리는 안내문도 설치돼 있었다. 마을 어귀에도 인력이 배치돼 차바퀴에 소독약을 뿌렸고, 소독차가 마을 곳곳을 수시로 돌며 도로에 소독약을 분사했다. 우석제 안성시장도 이날 현장을 찾아 방역 활동을 점검했다. 우 시장은 “설 연휴 기간 외부인의 유입이나 차량 이동이 많아 자칫 구제역이 퍼질 수 있어 철저한 방역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올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 주변에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이정하 기자
올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 주변에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이정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침 흘림과 수포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젖소를 이날 정밀검사한 결과, ‘오(O)형 구제역’으로 최종 확진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장 주변 반경 3㎞ 이내 발굽이 2개인 가축(우제류 가축) 축산농가 89곳 4900마리에 백신 예방접종을 했다. 또 안성시 전체 우제류 44만마리와 인근 6개 시·군 소·돼지 139만마리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위험도가 높은 발생 농장 반경 500m 이내 농가 9곳 603마리와 원유를 모으는 집유 차량이 거쳐 간 역학 농가 23곳을 대상으로 임상관찰을 긴급 실시한 결과, 이상 증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이 농가에서 11.4㎞ 떨어진 한우 농가에서 사육 중인 한우 97마리 가운데 3마리가 침흘림, 다리절음 등의 구제역 증상을 보여,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 중이다. 검사 결과는 이날 중 나올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구제역 확산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독차가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 주변 도로에 소독약을 분사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소독차가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 주변 도로에 소독약을 분사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안성에서 구제역 발생 농가와 최단 4.8㎞ 떨어진 충북 진천, 음성 등도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는 사전 예방 조처로 이날부터 진천·음성 지역 소·돼지 28만9천마리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안성 이웃인 진천에는 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진천·음성·청주 등 거점소독소 12곳의 방역을 강화했다.

충북도 방역지원본부와 시군 축산 담당 부서에선 축산 농가 전화 예찰을 시작했다. 신동앙 충북도 구제역 방역팀장은 “진천·음성 지역 소·돼지는 3일 안에 백신을 접종하고, 나머지 지역으로 접종을 확산할 계획이다. 충북은 구제역 차단 사전 조처로 지난해부터 백신 접종을 강화해 항체생성률이 소는 98.7%, 돼지는 85.9% 정도다. 접종·방역으로 구제역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도 안성 구제역 발병 농가와 천안·아산의 16개 농장이 역학적으로 관련이 있어 방역관을 파견해 예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저녁 8시30분까지 경기도 전역 외에 충남·북, 대전·세종 일대까지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발동하고, 일제 소독을 하고 있다. 또한 전국 우제류 농장을 미리 살펴보는 임상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지자체?농협 광역방제기와 군 제독차량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전국의 축사, 축산 관계시설을 집중적으로 소독할 계획이다. 농장 출입 차의 위치추적장치(GPS) 운영 여부, 소독 실태 등도 점검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적 방역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이정하 오윤주 송인걸 기자 jungha98@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