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만두를 빚고 있다. 충주시는 겨울철엔 홀몸노인들이 함께 먹고, 자는 공동생활 경로당을 운영한다. 충주시 제공
홀몸노인들은 겨울이 더욱 힘겹다. 날이 추워 삼시 세끼 해 먹기가 번거롭고, 긴 밤 탓에 외로움은 더 깊어진다.
충북 충주시는 홀몸노인들의 겨우살이를 도우려고 공동생활 경로당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공동생활 경로당에서는 5명 이상의 홀몸노인들이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한다. 충주시는 수안보면 원통, 무두리 경로당, 대소원면 매산 경로당, 앙성면 연동 경로당 등 4곳을 공동생활 경로당으로 꾸몄다. 시는 이들 경로당에 시설 보수비 2000만원과 취사용품과 침구류 구매비 200만원을 지원했고, 운영비와 난방비로 매달 60만원을 지급한다. 무두리 경로당에서 생활하는 송용자(77)씨는 “동갑내기 세 명이 한 곳에서 생활하니까 재미있고 또 의지가 된다. 겨울엔 밥해 먹고, 불 때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는데 따뜻한 곳에서 함께 사니까 참 좋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 매산 경로당. 공동생활 경로당인 이곳에선 홀몸노인 할머니가 함께 먹고, 자고 겨울을 난다. 충주시 제공
공동생활 경로당의 원조는 충북 영동이다. 영동군은 2012년 용산면 법화리·자계리 경로당 등 4곳에 공동 보금자리를 꾸몄다. 집들이 띄엄띄엄 있어 자치단체는 물론 이웃끼리도 찾아보기 힘든 곳이었다. 올해는 영동읍 임계리 등 19곳으로 늘었다. 대개 5명 이상이 살지만 상촌면 물한2리 경로당에선 11명이 함께 생활한다. 영동은 겨울뿐 아니라 아예 일 년 내내 홀몸노인이 함께 생활하고, 군은 다달이 운영비 30만원을 별도 지원한다.
권은하 충주시 복지시설팀장은 “특히 겨울철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난방·취사를 제때 제대로 하지 않는 홀몸노인 가정이 많아 공동생활 경로당을 도입했다. 함께 생활하는 홀몸노인은 물론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들도 공동생활 경로당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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