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8시30분께 경북 예천군의회 특별위원회실에 의원간담회 자리가 준비돼 있다. 김일우 기자
공무국외여행 중 추태로 의원 전원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원들이 15일 의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의원들은 의회사무국 사무과장과 전문위원도 모두 내보내고 자신들끼리 비공개로 ‘밀실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의회 3층 특별위원회실에서 의원간담회를 시작했다. 의원들은 간담회 시작 2분 만에 사무과장과 전문위원 등 공무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 김은수(52) 의원은 밖에 모여 있던 취재진을 향해 “문 닫으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현재 특별위원회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는 것은 의원들뿐이다.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54) 의원도 간담회에 참석했다.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은 간담회가 열리는 특별위원회실 앞에서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별위원회실 안에 ‘꼴값 떨지 마라, 누가 누굴 징계’, ‘똥을 쌌으면 본인들이 치워야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놔뒀다. 이후 이들은 밖에서 ‘쓰레기 의원들끼리 윤리, 징계를 의논한다고’, ‘오물로 덮은 예천 전원 사퇴로 씻어내라’, ‘의원 전원 사퇴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15일 오전 8시30분께 의원간담회가 예정된 경북 예천군의회 특별위원회실 앞에서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이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김일우 기자
박 의원에게 폭행당한 가이드 ㅅ(54)씨는 지난 8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내가 의장과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뒷자리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이 갑자기 일어나서 주먹을 날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박 의원은 “의장이 가이드에게 ‘초선 의원들이 군의원이 되고 나니까 뭐라도 된 것처럼 날뛴다’고 말했는데 가이드가 ‘내가 봐도 그렇다’는 등 의장 말에 동조해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박 의원은 버스 안에서 가이드를 폭행했다. 당시 버스에는 3선인 이형식(54) 의장과 재선인 김은수 의원도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고 구경만 했다. 예천군의원은 모두 9명인데 이 의장과 김 의원을 뺀 7명은 모두 초선이다. 예천군의회에서는 그동안 초선 의원들과 다선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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