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농민, 시민사회단체 등은 11일 충북도청에서 통일 농기계 운동본부를 출범했다. 이들은 시민 모금 등으로 트랙터 3대를 마련한 뒤 북쪽 농민에게 전달할 참이다. 오윤주 기자
“봄이 오면 트랙터 몰고 방북해 함께 통일 씨앗을 갈겠다.”
충북지역 농민 등은 봄이 오면 트랙터를 몰고 분단의 선을 넘는 꿈을 꾸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 등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 67곳은 11일 충북도청에서 충북통일농기계운동본부를 출범하고 자문위원을 위촉했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충북 도민의 모금으로 마련한 통일 트랙터를 몰고 분단의 선을 넘어 북으로 가겠다. 사람·물자·정보가 오가는 교류의 시대를 통일 트랙터로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이시종 충북지사, 김병우 충북교육감, 이차영 괴산군수, 강태재 충북시민재단 이사장 등 9명을 통일 농기계 운동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충북지역 농민들이 지난 10월 31일 괴산군 사리면 백마권역 들판에서 통일 벼를 수확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이들은 앞서 지난해 봄부터 괴산군 사리면 백마권역 3300㎡, 제천 봉양·진천 덕산·옥천 안내 등 통일 논 1만㎡에서 통일 벼를 재배하는 등 통일 농기계 마련을 준비해왔다. 이들은 지난 가을 추수한 통일 벼를 팔고, 시민 모금 등을 통해 트랙터 3대(1억2천만~1억3천만원)를 마련한 뒤 북쪽 농민에게 전달할 참이다. 이들은 “미국이 강요하는 대북제재를 충북 도민의 힘으로 이겨내 봄엔 함께 통일 씨앗 갈이를 할 것이다. 통일 트랙터는 제2의 소 떼 방북”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