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헌(앞줄 왼쪽 넷째) 충청리더스포럼 대표가 8일 박연수(왼쪽 셋째)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에서 네팔 바드라칼리 학교 건립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공
네팔 카트만두 여행자 거리 타멜에서 5㎞ 남짓 떨어진 하티거우다 지역에 바드라칼리 학교가 있었다. 1962년 문을 연 공립 초등학교로 70여명이 공부했다. 하지만 2015년 4월 대지진 때 학교가 무너졌다. 학생들은 마을 보건소에 천막을 친 임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충북 도민들이 이 마을 학교 건립을 돕고 있다. 히말라야 기후변화 탐사, 오지마을 탐사 등으로 네팔과 연이 깊은 박연수(55)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이 다리를 놓았다. 박 처장은 2006년부터 직지원정대 등과 함께 7차례 히말라야를 등반했다. 2009년부터는 히말라야 오지마을 체험단, 기후변화 탐사대 등을 이끌고 해마다 히말라야를 찾고 있다. 박 처장 등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청주를 상징하는 <직지심체요절>(직지)을 세계에 알리려고 ‘직지원정대’를 꾸렸다.
박 처장한테서 바드라칼리의 딱한 사정을 들은 충청리더스포럼은 지난 8일 성금 200만원을 내놨다. 2015년 2월 창립한 충청리더스포럼은 남기헌 충청대 교수 등 충북지역 기업인·교수·언론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진천 서전고 학생들도 지난달 19일 학교 건립 성금 2000달러를 내놨다. 학생들은 지난해 7월 학교 축제 때 벼룩시장을 모아 성금을 모았다. 학생들은 지난 2017년에도 성금 1123달러를 모아 지난해 바드라칼리 쪽에 전했다.
박 처장은 오는 12일 히말라야 기후변화탐사대와 함께 네팔로 출국해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박 처장은 “먼저 학교에서 쓸 칠판, 그네 등 놀이시설, 정수시설 등을 설치하는 데 성금을 쓸 계획이다. 지속적인 모금 등을 통해 학교 설립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이 꾸린 ‘지구촌 하나 되기 나눔과 동행’은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 성금 모금에 나서 2016년 네팔 신두팔초크 카질룽 마을에 초등학교를 지었다. 이곳은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60여㎞ 떨어진 셰르파족 전통 마을로 2015년 대지진 때 마을·학교가 무너졌다. ‘지구촌 하나 되기 나눔과 동행’ 등의 도움으로 1년여 만에 새 학교를 얻은 마을은 ‘칼린초크 직지 학교’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학교는 네팔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학교지만 청주시민 등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 학교 이름에 청주를 상징하는 ‘직지’를 넣었다.
2019기후변화 탐사대는 성금 전달과 함께 히말라야 오지마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에서 사라져 가는 빙하 등을 탐사할 계획이다. 또 2009년 9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직지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히말라야의 신이 된 박종성·민준영 대원 추모제를 지낼 참이다.
박 처장은 “충북의 착한 마음들이 히말라야의 순박한 이웃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학교 건립과 함께 히말라야 사람들의 꿈이 영원히 자랄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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