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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모던·오르세 미술관처럼…청주 연초제조창 ‘변신’

등록 2019-01-08 04:59

옛 청주연초제조창 중심 문화형 도시재생 눈길
1946년 건축된 연초제조창 부수지 않고 재생 추진
국립현대미술관 이어 전시·공연 공간형 도시재생
청주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 내부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청주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 내부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영국 템즈강 남쪽 공장지대에서 가동을 멈춘 화력발전소는 세계적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으로 재탄생해 해마다 5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는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튈르리궁 사이 기차역 건물은 오르세 미술관으로, 독일 라이프치히의 방직공작은 예술문화복합단지인 슈피너라이로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났다.

이들을 본보기로 한 문화형 도시재생이 충북 청주에서 꿈틀거린다. 대상은 옛 청주 연초제조창이다. 1946년 문을 연 이곳은 1999년 문을 닫을 때까지 청주를 먹여 살렸다. 노동자 2천~3천명이 해마다 담배 100억 개비를 생산하던 한국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건물만 24동에 면적은 12만2181㎡에 이른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 <한겨레> 자료사진
청주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 <한겨레> 자료사진
청주시는 최근 옛 연초제조창을 재개발·재건축 형태가 아니라 문화를 매개로 한 도시재생으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4년 이곳은 국토교통부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지구로 지정됐다. 3114억원(국비 1003억원, 시비 378억원, 민자 1733억원)을 들여 호텔 등 업무·판매·주거·숙박을 갖춘 대규모 복합 레저·비즈니스 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2017년 비즈니스 복합단지로 개발 계획을 바꿨으나, 이 역시도 규모·예산 등의 문제로 민간 사업자가 나서지 않았다.

이에 청주시는 건물을 부수고 호텔·아파트 등을 짓는 도시재생을 포기하고 문화형 도시재생을 최근 선택했다. 충북·청주경실련은 지난 3일 “레저·호텔·비즈니스센터 포기를 환영한다. 시민과 함께 하는 민간협력기구를 구성해 시민의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 전경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청주 옛 연초제조창 전경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청주시는 옛 연초제조창에 문화를 심고 있다. 먼저 2011년부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주 전시장으로 쓰인 본관동(5만1515㎡)을 새롭게 단장해 7월 선을 보인다. 1층에 한국공예관, 3층에 상설 전시관, 4층에 수장고, 5층에 300석 규모 공연장 등을 들이고, 1·2·5층은 민간 상업 판매시설을 입점시킬 참이다. 본관동은 천장 높이 6.5m, 바닥 면적 9천㎡, 길이 180m로 어떤 규모의 작품도 수용할 수 있어 청주의 테이트 모던이 될 잠재력을 갖췄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2015년 청주비엔날레 특별전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당시 “청주 연초제조창은 너무 인상적이다. 가공되지 않은 옛 담배공장과 인간의 손에 의해 다듬어진 공예의 만남이 설렌다”고 평가했다.

청주의 테이트 모던을 꿈꾸는 옛 연초제조창. 7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주 연초제조창은 문화형 도시재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정면 본관동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전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남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들어섰다. 청주시는 애초 철거 뒤 호텔 등을 들이기로 한 서관도 리모델링해 그대로 쓰기로 했으며, 동쪽 동부창고도 시민의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청주시 제공
청주의 테이트 모던을 꿈꾸는 옛 연초제조창. 7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주 연초제조창은 문화형 도시재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정면 본관동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전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남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들어섰다. 청주시는 애초 철거 뒤 호텔 등을 들이기로 한 서관도 리모델링해 그대로 쓰기로 했으며, 동쪽 동부창고도 시민의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청주시 제공
5층 규모의 남동관(1만9856㎡)은 국립현대미술관 4호관(청주관)으로 지난달 27일 문을 열었다. 애초 허문 뒤 호텔 등 비즈니스센터를 들이기로 했던 서관(1만1920㎡)도 새 단장을 한 뒤 쓰임새를 찾기로 했다.

담뱃잎 등을 보관하던 동부창고 7개 동도 그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3개 동은 공연·전시 등 시민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2개 동은 9월께 리모델링을 하고, 나머지 2개 동도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이진영 시 도시재생팀 주무관은 “허물고 새로 짓는 도시재생보다 청주 연초제조창의 역사성과 이야깃거리를 활용하는 문화형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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