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부의장(사진)이 해외연수를 가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가이드는 “다른 군의원은 여자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예천군의회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군의회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군의원 9명 전원과 의회사무과 공무원 5명 등이 해외연수에 참여해 1인당 442만원씩 모두 6188만원의 예산을 썼다. 일정 상당수는 나이아가라 폭포 견학 등 관광 일정으로 채워졌다.
사건은 연수 나흘째인 23일 오후 6시(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이동하던 버스 안에서 일어났다. 술을 마신 박 부의장이 현지 가이드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했다. 미국 버스운전 기사가 신고해 경찰관이 출동했다. 경찰관은 박 부의장을 연행하려고 했지만 가이드가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군의원들의 중재로 박 부의장은 가이드에 미화 3300달러와 한화 173만원을 주고 합의했다. 이 가이드는 “한 군의원이 여자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군의원들은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복도를 다니며 소리를 질러 일본인 투숙객이 호텔 쪽에 항의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식 의장과 박 부의장은 지난 4일 예천군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 의장은 “군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박 부의장은 “미국 가이드님과 군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드린다. 부의장직을 내려 놓겠다”고 말했다. 예천군의회는 한국당 소속 7명, 무소속 2명 모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