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1일 난 불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복합센터. 오윤주 기자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화재가 발생한 뒤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 복합 건물이 소극장·도서관 등을 갖춘 ‘하소 문화복합센터(가칭)’로 탈바꿈한다.
제천시는 화재 참사가 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건물을 시민의 공간으로 새 단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먼저 경매를 통해 건물 매입에 나섰다. 청주지법 제천지원은 이 건물과 대지(802㎡)의 경매를 오는 14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건물의 최저 매각 값은 7억8756만4000원이며, 매각 결정 기일은 오는 21일이다. 건물은 이아무개(54·구속)씨가 2016년 10월 경매로 27억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제천시는 화재 참사 뒤 유족 위로금·장례 지원금 등으로 11억6000만원, 건물 가림막 설치 등에 4억여원을 쓴 것을 들어 건물 소유주 이씨한테서 건물 구상권을 확보했다. 류인동 제천시 안전총괄팀장은 “경매 때 시 예산으로 건물을 사들일 계획이다. 2월께 철거한 뒤 일정 기간 공용 주차장으로 활용하다가 시민 공청회·토론 등을 통해 새 쓰임새를 찾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천시는 3000㎡의 터에 6층 590㎡ 규모의 시민 문화공간 ‘하소 문화복합센터(가칭)’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시가 내놓은 계획을 보면, 1층 주차·상가, 2~3층 소극장, 4층 문화센터·창작학교·취미교실, 5층 청년창업지원센터, 작은 도서관, 6층 옥상정원 등을 들일 계획이다. 엄세진 제천시 기획예산담당관은 “화재 참사 건물을 시가 사들여 시민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큰 그림 아래 다양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침체한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이 두루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100억 원대에 이르는 예산 마련이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해 11월13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제천 화재 참사 치유와 극복을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100억원)을 요청했다. 엄 담당관은 “당시 김 장관이 제천시가 화재 참사 건물을 매입하는 조건으로 관련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고 귀띔했다. 시는 정부가 관련 예산을 지원하면, 충북도와 각각 20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해 시민 문화공간을 조성할 참이다. 시는 2월께 건물을 철거하고, 설계를 공모한 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착공해 2021년 상반기에 시민문화복합센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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