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8월 서울 마포구 아현초교 앞 포장마차들을 마포구청이 용역과 경찰을 동원해 강제철거를 하고 있다. 사진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재건축으로 주거지가 강제철거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준경씨 사건에 대해 서울시가 철거 과정 전반을 진상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법령 개정을 약속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아현2구역 철거민 대책위원회, 시민단체 등과 면담을 갖고 지난 3일 목숨을 끊은 고 박준경씨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강제철거 예방을 위해 노력해왔음에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점 깊은 유감”이라며 “서울시 행정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마포구, 철거민 대책위원회, 조합 등이 함께 하는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아현2구역의 공사는 지난 7일 중지된 상태다.
이어 박 시장은 이 사건을 서울시 감사위원회와 시민인권침해 구제위원회에서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1일 아현2구역 공사 현장의 인도집행(강제철거)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시가 마포구청에 공사 중지를 요청했음에도 이행되지 않은 이유, 시와 구의 후속 조처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철거민이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을 막기 위해 시는 앞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인가할 때 세입자의 이주대책 마련을 인가 조건으로 하도록 도심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는 인도집행 과정의 인권침해 여부를 감시하는 인권담당관실의 인권지킴이단을 확충하고 관련 매뉴얼도 마련하기로 했다. 강제철거 예방대책이 실행되는 과정을 총괄하는 팀을 서울시에 신설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앞서, 서울 마포구 아현2구역에 살던 세입자 고 박준경(37)씨가 재건축 공사로 인해 지난 1일 자신의 주거지가 강제로 철거되자 이틀 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한강에 몸을 던져 숨을 거뒀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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