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1일 오전 민중당 대구시당 당원들과 민중당 후보들이 대구 북구 산격동 정태옥 의원 지역 사무소 앞에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정 의원의 얼굴 모형을 담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민중당 대구시당 제공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으로 고발된 정태옥(57) 국회의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대구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김성동)는 22일 정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모욕 등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 발언이 부천과 인천의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고 부천과 인천 시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겨 준 사실은 인정되나 법리적으로 검토한 결과 형사처벌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선거운동을 위해 한 능동적·계획적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지역 갈등 조장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발언 대상이 막연해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대변인이었던 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6월7일 뉴스채널인 <와이티엔>에 출연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의원은 지난 6월10일 한국당을 탈당했다. 화가 난 인천과 경기 부천 시민들은 정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 의원은 지난 8월7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정 의원은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대구 영천초, 대구중, 대륜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행정안전부 행정선진화기획관과 인천시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쳤다. 권영진 대구시장 시절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지냈다. 정 의원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국당 공천을 받아 대구 북구갑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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