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인근에 위치한 굿모닝하우스(옛 경기지사 공관)에 들어서고 있다.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 참석차 남한을 찾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은 15일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뒤 접경지역에서 공수된 식재료로 만든 ‘평화밥상’ 음식을 먹으며 이틀째 행보를 이어갔다.
리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5명은 이날 낮 12시30분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경기도청 인근에 있는 굿모닝 하우스(옛 경기지사 공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오찬을 했다. 굿모닝하우스를 들어서면서 이 지사가 “여기가 경기도지사 옛 공관이다. 보존가치가 있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고 설명하자, 리 부위원장은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이날 오찬장에는 장단군 먹을거리로 차려진 ‘평화밥상’이 올랐다. 장단군은 경기도 파주시와 황해도 장풍군으로 ‘분단’된 옛 장단군의 명칭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황교익 음식칼럼니스트의 자문을 받아 파주시 장단콩과 파주 쌀, 개성 인삼, 장단 율무와 사과 등 남북한의 접경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오찬은 손님맞이 아뮤즈로 명란무만두와 육포율무단자, 새우관자어선이, 에피타이즈로 돼지안심냉채와 장단사과샐러드, 해산물과 묵을 이용한 냉채스프, 장단콩물타락죽(고무마칩과 사과부각)이 제공됐다.
메인 요리로는 잡곡밥과 개성인삼향연저육, 장단사과닭찜, 전복들깨미역국이, 후식으로 인삼정과와 콩양갱, 고구마몽블랑이 올려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찬에 앞서 리종혁 부위원장의 선친인 이기영 작가의 소설 <고향>의 남측 발간서적을 리 부위원장에게 선물했다.
이날 오찬 장소인 굿모닝하우스는 옛 경기도지사 관사로 2016년 4월부터 게스트하우스로 쓰이고 있다. 1967년 지상 2층에 연면적 796㎡ 규모로 완공됐으며 지난해 7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인근에 위치한 굿모닝하우스(옛 경기지사 공관)에 들어서고 있다.
앞서 리 부위원장은 이재명 지사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55분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기업지원허브에서 판교 제1 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까지 1.5㎞ 구간에서 10여 분간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을 탑승했다. 제로 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11인승 미니버스 형태의 자율주행차다.
제로 셔틀에 탑승했던 리 부위원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음 띤 얼굴로 “마침 (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이) 시험단계니까, 우리가 실험동물이 된 셈이죠”라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을 방문한 뒤 16일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