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화산중 과학동아리 학생들
탐사기구 3시간 ‘지구 촬영’ 성공
추락 지점에서 ‘수집 자료’ 등 회수
중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쏘아올린 ‘우주풍선’이 임무 수행에 성공했다. 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산중학교의 과학동아리 ‘에스오에스’(S.O.S.)와 ‘소원’이 지난달 22일 띄운 우주 성층권 탐사용 풍선이 3시간 가량 비행한 뒤 이날 오후 4시36분께 경북 김천시 문당동 당곡마을 논바닥에 떨어졌다.
2학년 20여명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우주풍선이 지구 대기권의 한 부분인 성층권에서 터진 뒤 지상으로 떨어지면 위치추적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날 점심시간, 기상관측용 대형 풍선에 동영상 촬영장치, 온도·기압·고도 등의 센서를 탑재한 장치,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을 달아 성층권까지 띄워 올렸다. 지표면에서 약 30㎞ 높이의 성층권까지 올라간 풍선은 낮아진 기압으로 인해 터졌고 안에 있던 장치들은 추락했다. 낙하산으로 연결된 작은 상자 안의 장치가 전 과정을 촬영했다.
학생들은 1학년 때인 지난해 과학수업에서 관련 영상을 보고 천문 동아리를 꾸렸다. ‘에스.오.에스’ 소속 박현규·윤홍준과 로봇 관련 동아리인 ‘소원’ 소속 박수홍·한진희가 주축을 이뤘다. 두 동아리는 서로의 관심 분야를 살려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성층권의 대기 성분과 압력 등을 측정해 이 자료를 간직하면 좋겠다고 의기투합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메사추세츠(MIT)공대에서 처음으로 시도했고, 실험 당일의 기상상태 등에 영향을 받고 위치추적장치를 이용해도 실험체의 낙하지점을 예측·수거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성공한 사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홍준군은 “처음에 위치추적장치가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 있어서 망가진 줄 알았다. 지구의 모습을 담는 데는 성공했으나 환경오염 측정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풍선이 하늘 높이 띄워졌을 때의 감동과 논바닥에 떨어진 자료 상자와 극적으로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은 가슴 벅찬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집한 자료는 화산중 축제, 동아리 발표대회 등을 통해 공유할 계획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화산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