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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골목이 벽화 덕분에 인증샷 명소 됐어요”

등록 2018-11-05 18:22수정 2018-11-06 01:34

진천군 공무원 동아리 무한선율
4년째 벽화 그리기로 범죄예방

벽화로 마을을 바꾸고 있는 진천군 여성공무원 동아리 무한선율 남기옥(뒷줄 왼쪽 둘째) 회장과 회원.  무한선율 제공
벽화로 마을을 바꾸고 있는 진천군 여성공무원 동아리 무한선율 남기옥(뒷줄 왼쪽 둘째) 회장과 회원. 무한선율 제공

충북 진천군 공무원들은 요즘 그림으로 마을을 바꾸는 재미에 빠졌다.

지난 21일 오전 진천읍 중앙동2길 담벼락 아래 빨간 앞치마를 한 이들이 하나둘 모였다. 진천군 여성공무원 봉사 동아리 무한선율 회원들이다. 군데군데 학생, 남성 등도 끼어 있다. 회원들 가족이다.

이들은 하얀 팔레트에 물감을 짜 붓으로 담벼락을 칠했다. 이들의 손이 지나간 자리엔 코스모스, 장미, 해바라기 등 꽃이 피었다. 무한선율은 2015년부터 범죄 예방 설계로 불리는 ‘셉테드’ 목적으로 벽화를 그리고 있다.

무한선율 회원과 가족 등이 지난 21일 진천군 진천읍 중앙동 2길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무한선율 제공
무한선율 회원과 가족 등이 지난 21일 진천군 진천읍 중앙동 2길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무한선율 제공
박영자(49) 무한선율 자원봉사 분과장은 “어둡고 칙칙한 무채색 골목에 환한 그림을 그리면 범죄가 줄어들 것 같아 벽화를 시작했다. 벽화를 그리고 난 뒤 실제 범죄도 줄었고, 주민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벽화 그리기에 나선 무한선율 회원과 가족.  무한선율 제공
벽화 그리기에 나선 무한선율 회원과 가족. 무한선율 제공
무한선율은 진천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과 마을 곳곳을 누비며 벽화 그릴 곳을 선정한다. 이어 이웃 미술학원 원장 등에게 밑그림을 부탁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벽화를 그리고 있다.

1m 남짓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500m 가까이 이어지는 진천읍 중앙동1길 골목을 바꾼 것도 무한선율이다. 이 골목은 음침한 데다 좁고, 길어 날마다 담배꽁초·술병 등이 쏟아졌다.

무한선율은 2015년 9월 벽화 그리기에 나서 지난 18일 3년여 만에 벽화 골목을 완성했다. 진천군·경찰서 등은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달고, 가로등도 크게 늘렸다.

탈선 골목에서 진천 명물 벽화 골목으로 탈바꿈한 진천읍 중앙동2길.  무한선율 제공
탈선 골목에서 진천 명물 벽화 골목으로 탈바꿈한 진천읍 중앙동2길. 무한선율 제공
지금 이 골목은 진천을 찾은 이들이 빠짐없이 들러 ‘인증샷’(기념사진)을 찍는 등 진천의 명물이 됐다. 남기옥(52·진천군 평생학습센터 소장) 무한선율 회장은 “그림으로 마을이 달라지자 벽화를 그려달라는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 벽화 대상을 조금씩 늘려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2003년 9월 ‘처음처럼 끝까지 한마음으로 나아가자’는 뜻을 담아 첫발을 뗀 무한선율은 노인 복지시설·경로당 등을 찾아 목욕·식사 봉사도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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