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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배경 이곳 부활하나

등록 2018-11-05 15:52수정 2018-11-05 20:05

수안보 매입, 충주의회 제안에 시 긍정검토
70년대 대표적 신혼여행지·왕들의 온천
2002년뒤 16년 방치…도시재생 활성화 추진
충주 수안보 온천.수안보온천협의회 제공
충주 수안보 온천.수안보온천협의회 제공
2001년 개봉한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출장 연주를 전전하던 4인조 남성 밴드가 수안보 와이키키 호텔과 전속 계약을 맺고 리드보컬의 고향인 충북 충주로 내려와 겪게 되는 이야기가 배경이다. 그러나 세월이 밴드 연주자의 삶을 바꿨듯이, 배경이 된 와이키키 호텔은 영화 개봉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고, 수안보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충북 충주시가 수안보 부활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충주시는 ‘와이키키 재생 프로젝트 티에프’를 꾸리고, 와이키키 호텔 매입 등 수안보 활성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티에프에는 문화관광국장 등 도시·문화·관광 분야 책임자 7명이 참여한다.

와이키키는 1986년 4만4000여㎡에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섰다. 한때 수안보의 중심이었지만 2002년 폐업한 뒤 16년 동안 방치됐다. 2005년 한 민간사업자가 매입해 초콜릿·커피 박물관 건립 뜻을 보였지만 1년도 안 돼 접었다. 2013년 4월 이랜드 그룹이 매입해 워터파크·호텔 등을 중심으로 복합 휴양지 건립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았다. 2016년 3월 착공식까지 했지만 지난해 4월 개발을 포기했다.

이후 모든 사업은 중단됐다. 충주시의회는 최근 행정 사무감사에서 충주시에 와이키키 매입을 통한 수안보 활성화를 제안했다. 김헌식 충주시의회 의원은 “시가 지분을 확보한 뒤 수안보 재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민간 투자자도 의욕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와이키키 호텔을 매입한 뒤 주변 조산 30여만㎡를 포함해 수안보 활성화 사업을 벌일 것을 제안했다. 서경모 충주시 관광개발팀장은 “수안보 활성화 차원에서 와이키키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재생, 문화·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방안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왕의 온천 수안보 비석. 수안보온천협의회 제공
왕의 온천 수안보 비석. 수안보온천협의회 제공
수안보는 과거 ‘왕의 온천’으로 불렸다. 조선 태조, 숙종 등이 치료·요양을 위해 머물렀고,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에는 이승만·최규하·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수시로 찾았다. 1970~80년대는 대표적인 신혼여행지로 한때 연간 관광객이 350만명에 달했으나 이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수안보 온천지구. 지금은 전국에 난립한 온천 등으로 쇠퇴하고 있다. 수안보온천협의회 제공
한때 호황을 누리던 수안보 온천지구. 지금은 전국에 난립한 온천 등으로 쇠퇴하고 있다. 수안보온천협의회 제공
김헌식 충주시의원은 “한때 수안보 손님이 너무 많아 충주 시내 숙박업소까지 꽉꽉 찰 정도로 호황이었지만, 전국에 온천 수백개가 난립하면서 쇠퇴하기 시작해 지금은 주말이 돼도 관광객은 손에 꼽을 정도다”며 “충주를 넘어 중부권 경제·관광 활성화를 위해 수안보 부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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