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879억 구미 새마을공원 문 연 첫주말 ‘휑~’

등록 2018-11-04 18:33수정 2018-11-05 09:13

새벽종 치기·새마을자전거 타기 체험
시민들 “전시관 볼 거 없어 산책만”
195억 사료관 시공중…예산 논란 지속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안에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벽보 등이 전시돼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안에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벽보 등이 전시돼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반공, 때려잡자 공산당 신고하자 고정간첩’.

4일 오후 1시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안 태동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낡은 벽보들이 벽에 붙어 있었다. 그 시절 생산된 시멘트 자루도 전시돼 있었다. 역사관에는 국민체조 영상이 흘러나왔고, ‘새마을 자전거 타기’와 ‘새벽종 치기’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전시물 대부분은 옛날 사진과 설명 자료였다.

새마을공원이 문을 연 첫 주말이었지만 방문객은 많지 않았다. 차량 232대를 수용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에는 승용차가 40여대밖에 없었다. 공원에서 만난 최아무개(43)씨는 “집 주변에 산책할 공원이 생긴 것은 좋은데 저 큰 전시관에는 볼 게 별로 없다. 텅 빈 건물들도 많고 비슷한 사진과 이야기를 늘어놓은 설명 자료가 많아 흥미를 끌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4일 준공 직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모습. 경북도 제공
지난 7월4일 준공 직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모습. 경북도 제공
새마을공원은 구미시, 경북도, 정부가 879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24만7350㎡ 터를 ‘새마을 테마촌’으로 꾸미고 전시관 등을 세웠다. 공원은 지난 7월 준공됐지만 콘텐츠 준비 부족 등으로 문을 열지 못하다가 지난 1일에서야 겨우 개방됐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해마다 30억원에 이르는 새마을공원 운영비를 떠넘기며 갈등을 겪다가 결국 경북도가 운영비를 대기로 정리했다.

공원은 조성 전부터 예산 낭비라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새마을공원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에는 추모관, 동상, 보릿고개체험장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구미시 등은 286억원을 들여 생가 주변을 공원으로 꾸미고 59억 짜리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도 세웠다. 게다가 지금은 195억원 짜리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까지 지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기념 시설 대부분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구미시장 시절 추진됐다. 수백억원대의 기념 시설이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는 사람은 계속 줄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 생가 방문객은 78만명이나 됐다. 하지만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2016년에는 방문객이 39만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방문객은 26만명으로 더 줄었다. 올해 방문객은 9월까지 14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 기념 시설을 마구 지어놓은 경북도와 구미시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북도 관계자는 “새마을공원 활성화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새마을세계화재단과 경북행복재단 등을 새마을공원에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