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0여명으로 전담팀 꾸려…전방위 수사
음란물 유통 등 관련된 기존 3~4개 혐의에
협박·강요·특수상해 등 10가지 넘는 혐의 적용
경찰 “범죄 혐의 너무 많아 우선 법률 검토”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 행각을 담긴 동영상을 공개한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직원 폭행과 교수 집단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양진호(47)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범죄 혐의가 최소 1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양 회장의 죄목이 다양해 어느 항목을 주요하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해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1일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사이버수사대와 광역수사대 소속 형사 40여명으로 ‘양진호 전담팀’을 꾸린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에게 적용할 혐의를 최소 10개 이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우선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가 인터넷상에 음란물을 유통하거나 유통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경찰이 양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이다. 경찰은 또 웹하드에 올라온 저작권 위반 영상물을 근거로 저작권법 위반 등 2~3개 범죄 혐의를 추가로 살펴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9월 위디스크 사무실과 양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10월27일 양 회장을 직접 불러 조사했다.
이후 양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은 광역수사대 형사 15명을 긴급 투입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1차로 공개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경찰은 양 회장에게 폭행과 협박죄, 상해죄 등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31일 <뉴스타파>가 2차로 공개한 영상을 통해 경찰은 양 회장에게 강요죄와 동물보호법,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해당 영상 속에는 양 회장이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대하며 석궁과 일본도 등으로 닭을 잔혹하게 죽이라고 명령하는 장면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양 회장이 2013년 12월 자신의 아내와 외도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동생 등과 함께 ㄱ교수를 집단으로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물 분석과 그동안 수사상황을 볼 때 양 회장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범죄 혐의는 최소 10가지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참고인과 피해자 등을 광범위하게 접촉하며 기초 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어느 정도 증가가 수집·확보되면 양 회장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회장은 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회장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사과문에서 “최근 저에 관한 보도로 인해 상심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분들, 그 간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저는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에도 임직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직분에도 나아가지 않겠다”고 썼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저의 조치가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분들에게 충분한 위안과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기 전에 우선 저의 행동을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임을 굳게 약속드리기 위한 조그마한 의지의 표명임을 혜량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