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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노조 활동 했다고 5년간 집단 괴롭힘”

등록 2018-10-17 17:41수정 2018-10-18 11:05

청주 옥산공장 노동자 6명 폭로
“폭언·따돌림에 연장근로 배제
고통 심해 자실시도…정신과 치료
팀장이 배후조종…윗선 방관·묵인”
사쪽 “사실 아니고 회사와 무관”
LG하우시스 노동자 한아무개씨(가운데)와 정의당 김종대 의원, 청주노동인권센터 등이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안 집단 따돌림 실태 등을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LG하우시스 노동자 한아무개씨(가운데)와 정의당 김종대 의원, 청주노동인권센터 등이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안 집단 따돌림 실태 등을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작업장 도르래에 목을 매 죽으면 따돌림받는 이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질까요?”

엘지(LG) 하우시스 청주 옥산 공장에서 일하는 강아무개(31)씨는 17일 자신이 회사에서 5년 동안 집단 따돌림 등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노조 활동으로 회사에서 찍힌 동료들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입사한 지 1년쯤 지난 2013년 초부터 따돌림이 시작됐다. 연장 근로에서 배제돼 급여는 반토막 났고, 매일 무기력·회의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월19일 밤 11시께 자신의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경찰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그는 지금 휴직 상태이며, 불안, 불면, 자살 충동으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LG하우시스 노동자 김아무개씨(가운데)와 17일 충북도청에서 직장 안 집단 따돌림 실태 등을 고발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LG하우시스 노동자 김아무개씨(가운데)와 17일 충북도청에서 직장 안 집단 따돌림 실태 등을 고발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강씨 등 엘지하우시스 노동자 6명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6년 동안 조직 안에서 집단 따돌림과 폭언, 부당 노동 행위 등 반인권적 행위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또 최근 2년 동안 동료 15명이 이런 문제로 퇴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북인권연대,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함께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노조 활동을 한 노동자들이 표적이 됐으며, 집단 따돌림의 배후로 실무 책임자인 ㅎ 팀장을 지목했다. 김아무개(32)씨는 “2012년 리본 착용, 임단협 출정식 참가, 노조 조끼 착용 등 노조 활동에 참여한 게 원인이 된 것 같다. 이후 ㅎ 팀장의 지시에 따라 나이 어린 후배들의 반말과 무시, 욕설 등 행위가 반복됐다”고 했다. 강아무개(33)씨는 “사내에서 ㅎ 팀장을 ‘주군’으로 부르는가 하면, 그를 따르는 ‘ㅇ사모’란 모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인국 청주노동인권센터 대표(성모성심 주임신부·왼쪽 셋째)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 넷째) 등이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하우시스 안 집단 따돌림 실태 등을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김인국 청주노동인권센터 대표(성모성심 주임신부·왼쪽 셋째)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 넷째) 등이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G하우시스 안 집단 따돌림 실태 등을 고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앞서 이들과 상담을 한 조광복 청주지방노동인권센터 노무사는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 부당 노동 행위가 일어났지만, 회사는 손을 놓고 있었다. 윗선의 방관과 묵인 아래 저질러진 회사 차원의 문제”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 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로 지난 5월 외부 업체에 맡겨 전 직원(98명)을 대상으로 조직 진단을 시행했다. 조직 문화에 대해 부정적 응답률이 17%에 이르렀지만 사쪽은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이날 오후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 사실이 아니다. 자살을 시도한 강씨는 11개월 전 휴직한 상태로 회사와는 상관이 없다. 직원들이 퇴사한 것도 조직 문화 때문이 아니라 근로 환경 요인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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