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경북 안동시 길안면 구수리 주택에서 소방관들이 잔불을 정리하며 무너진 주택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안동경찰서 제공
주택에서 불이 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아버지와 그를 구하러 들어간 아들이 모두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10일 새벽 3시55분께 경북 안동시 길안면 구수리 주택(44㎡)에서 불이 나 남아무개(84)씨와 그의 아들(54)이 숨졌다. 남씨의 아내 김아무개(80)씨는 안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 “아들이 아버지를 구하러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는데 집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화재가 난 주택에는 남씨와 그의 아내만 살았다. 아들은 안동 시내에 따로 살고 있었다. 아들은 이날 새벽 우연히 송이를 채취하기 위해 부모 집에 왔다. 그는 아버지와 다른 방에서 자던 어머니만 빠져 나온 것을 보고 불 타는 집에 뛰어들었다. 곧 목조로 지어진 낡은 집은 무너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동소방서는 새벽 4시10분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관 등 56명이 소방차 등 장비 12대를 동원해 새벽 5시6분께 불을 모두 껐다. 소방관과 경찰관들은 잔해를 뒤져 남씨와 아들의 주검을 각각 새벽 6시3분과 아침 8시9분에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이 타고 온 승용차는 시동이 걸려있는 상태였다. 차 시동도 끄지 않고 급히 집 안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궁이에 때던 불이 다른 곳에 옮겨 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안동소방서는 화재로 주택이 전소해 1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