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앞두고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국민체조 시작과 함께 “하나 둘 셋 넷…”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경기도 수원시 효원로 경기도청 사무실과 복도에는 국민체조 구령이 방송으로 울려 퍼진다. 일과의 시작을 알리는 국민체조는 1977년 군사정권 시절 보급된 것으로 관공서와 학교 등에서 집단으로 이뤄졌는데 1961년 만들어진 재건체조가 원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취임 100일을 맞아 군사정권 시절 만들어진 국민체조 방송을 폐지하고 권력 기관장들 사교 모임인 ‘기우회’를 탈퇴하는 등 군사문화의 잔재를 털어내기로 했다.
경기도는 7일 국민체조 음악의 청내 송출을 중단하는 대신 명상이나 스트레칭, 국민건강체조 등으로 대체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체조는 일과 시작 5분 전인 매일 아침 오전 8시55분 청내방송을 통해 경기도청에 울려 퍼졌다. 음악과 구령 소리에 맞춰 12개의 동작을 따라 하는 것으로, 경기도는 김문수 경기지사 시절인 2010년 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차정숙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직원들도 잘 따라하지 않고 재미가 없다. 예전에 걸그룹의 스트레칭 체제로 바꿔본 적이 있는데 직원들이 잘 따라 하지 못해 국민체조로 환원했다. 이번에 명상이나 스트레칭 등 직원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개선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 가운데 국민체조 방송을 진행 중인 곳은 경기도를 비롯해 충남·대구·경북 등 모두 4곳이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이재명 지사는 도내 권력기관장들의 사교 모임인 ‘기우회’도 탈퇴키로 했다. 군사정권 시절이던 1980년대 초 경기도 주요 기관장들의 ‘경기조찬포럼’을 모태로 시작된 경기 기관장 모임은 점차 규모가 커져 현재 기우회(회원 190명)와 북부기우회(회원 187명)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기우회에는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경기지역의 경찰과 검찰, 법원, 국세청 등 주요 권력기관의 장들은 물론 사기업과 지역 언론사는 물론 사설 학원장, 자유총연맹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