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문을 연 청주 청남초.청남초 누리집
학교 역사가 100년이 넘은 초등학교들이 학생수 감소로 존립을 걱정하고 있다. 학령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데다 도심 공동화나 농촌 이탈까지 겹쳐 그 폭이 커졌다.
충북교육청이 27일 밝힌 <교육 행정 요람>을 보면, 충북지역의 100년 이상 된 초등학교 22곳의 학생 수가 30년 전보다 평균 71.4% 줄었다. 30년 전인 1988년 이들 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2만1538명이었지만 지금은 6150명에 불과하다. 학생수의 급감은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았다. 1907년 개교한 청주 주성초는 30년 전 1898명에서 193명으로, 1912년 문을 연 괴산 연풍초는 318명에서 30명으로 각각 90%가량 줄었다. 1904년 청주 도심에 개교해 충북에서 가장 오래된 청남초는 30년 전 2314명에서 463명으로 80%가, 1905년 충주시 한복판에 문을 교현초도 같은 기간 2385명에서 367명으로 85% 줄었다.
농촌 지역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1906년에 나란히 문을 연 보은 회인초와 단양 영춘초는 30년 전보다 80% 이상 학생이 줄어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이영선 청주 주성초 교감은 “전통 명문 학교들은 학생이 많아 오전·오후로 나눠 이부제 수업을 할 정도였다. 이들 학교는 지역 중심·상징이었지만, 도심 공동화와 이농 등으로 학생 수가 빠르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공공기관 이전으로 조성된 혁신도시와 기업 등의 입주가 활발한 진천·음성 등은 사정이 나았다. 1911년 개교한 진천 상산초는 30년 전 1200명에서 949명으로, 1917년 문을 연 음성 무극초는 672명에서 411명으로 20~30% 정도 감소하는 선에 그쳤기 때문이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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