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12월5일 오전 경북 구미시 구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남유진 구미시장에게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요구하고 있다. 최인혁 정의당 구미시위원회 부위원장 제공.
경북 구미에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다른 지역 부모들처럼 내년부터 학교 급식비를 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구미시가 내년부터 모든 중학생에게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기로 했다.
7일 구미시 설명을 종합하면, 구미시는 내년부터 구미지역 모든 중학생 1만3000여명(학교 27곳)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올해 모든 초등학생 2만7000여명(학교 50곳)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중학생은 △읍·면 지역 학교 △중위소득 80% 이하 가구 △3인 이상 다자녀 가구 △250명 이하 소규모 학교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무상급식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올해 구미의 무상급식 전체 예산은 138억원 정도다. 구미시는 내년 모든 중학생에게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면 45억원 정도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미시는 전국에서 ‘무상급식 무풍지대’로 유명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만 세금을 쏟아부으면서 정작 학생들 급식비는 지원하지 않는다”며 구미시를 비판해왔다. 결국 지난해 12월5일 당시 자유한국당 남유진 구미시장은 “2018년부터 전체 초등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 23개 시·군 중에서 올해 모든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전면 무상급식을 하는 곳은 문경시와 김천시 등 15곳이다. 이 중 군위군과 울진군은 초·중·고 모든 학생에 100%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이번 구미시의 무상급식 확대는 지난 6월 제7회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장세용(64) 구미시장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장 시장은 “다른 지역에 견줘 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구미가 다른 지역과 무상급식 정책 보조를 맞춰 나가려고 한다. 구미시의회와도 잘 협의해서 다른 지역처럼 구미도 학교에서 학생들이 먹는 밥값은 구미시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남유진 전 시장이 취임했던 2006년부터 경북도, 정부와 함께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구미시 등은 286억원을 들여 ‘박정희 대통령 생가 주변 공원화 사업’을 하고, 59억원 짜리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을 세웠다. 879억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테마공원도 만들었다. 지금은 200억원 짜리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을 짓고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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