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송석언 총장(맨 왼쪽)이 28일 이 대학 대회의실에서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학과의 ‘교수 갑질 의혹 관련’ 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제주대가 학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폭언, 갑질 등 의혹을 받는 교수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도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제주대는 28일 송석언 총장과 대학 보직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대학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교수의 갑질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성희롱과 인권 침해,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해당 교수와 학생 대표에게 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학 쪽은 이 교수와 관련된 일부 혐의를 확인했다면서도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학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학생들은 지난 6월12일 ”한 전공 교수로부터 상습적으로 폭언과 인격 모독, 외모 비하, 성희롱을 당했다. 사적인 일에 학생을 동원하고, 고가의 참고서를 강매했으며, 고액의 참가비를 내고 공모전에 나가야 했고, 학생이 받은 상금을 배분하라고 강요하는 등 지속적이고 상습적인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대학 쪽은 지난 6월15일부터 이 교수를 상대로 학생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3개 부서를 동원해 조사를 벌였다. 대학 인권센터는 성희롱과 인권 침해, 교무처는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또 대학 산학연구본부는 이 교수의 연구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본조사를 끝내고 현재 이 교수에게 규정에 따라 소명기회를 주고, 이의 제기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학 쪽은 지난 6월20일 이 교수를 수업과 평가에서 배제했지만, 출근하고 있다. 강영순 교무처장은 “내용이 광범위했다. 조사자와 피조사자 간에 의견이 불일치하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제3자가 봤을 때 상당 부분이 위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 쪽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송석언 총장은 “이 사안은 얼굴 들기 민망할 정도다. 지난 21일 학생들과 3개의 조사 결과를 병합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정희 인권센터장은 “조사결과가 공개되면 징계위원회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공개 불가 입장을 밝혔다. 대학 쪽은 연구부정행위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른 조사 결과와 병합해 오는 10월 중에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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