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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네 모녀 사망 사건’ 남편 의식 회복…“가족 살해 진술”

등록 2018-08-26 12:11수정 2018-08-26 20:25

경찰 “구급 이송 과정서 가족 살해 진술”
27일 부검, 약봉지 감정 등 통해 사인 규명
경찰 수억대 채무 관계 주목 수사 집중
옥천경찰서.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옥천경찰서.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충북 옥천의 한 아파트에서 네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던 딸의 아버지 ㄱ(41)씨가 의식을 회복했다. 경찰은 ㄱ 씨를 네 모녀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옥천경찰서는 대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ㄱ씨가 의식을 회복해 27일께 사건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ㄱ 씨는 25일 오후 1시 47분께 옥천군 옥천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가 처제(36)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아파트에는 부인 ㄴ(39) 씨와 8, 9, 10살 딸 셋이 숨져 있었다. 숨진 네 모녀는 이불에 덮여 있었으며, ㄱ 씨는 손목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ㄴ 씨의 여동생은 경찰에서 “언니가 대전 우리 집에 와서 며칠 지내다 어제 옷가지 등을 챙기러 집에 간다고 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옥천에 가보니 숨져 있었고, 형부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 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옥천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대전의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은 “숨진 네 모녀한테선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ㄱ 씨는 발견 당시 중태였지만 병원 치료를 통해 의식을 회복했다. 27일께 사건 관련 진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병원 쪽과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7일께 이들 네 모녀의 부검을 시행해 사인을 밝힐 참이다.

경찰은 ㄱ씨가 부인과 딸 셋을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집 안에선 약봉지가 발견됐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 관계자는 “ㄱ씨가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안다. 수사 관계자한테도 관련 진술을 했다. 정확한 진술은 추가 수사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ㄱ씨가 채무가 많았다는 것에 주목하고 주변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옥천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던 ㄱ씨가 수억대 채무로 고민했다는 주변의 진술이 있었다. 채무관계 등 사망 원인, 경위 등에 대해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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