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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에 녹조 대란…환경단체 “정부 안일하다”

등록 2018-08-16 17:46수정 2018-08-16 20:29

금강 대청호 문의·회남 ‘관심’ 단계 확대
낙동강, 비로 개선됐지만 일부 구간 여전
한강도 녹조 증가해 팔당호 ‘관심’ 단계
낙동강 창녕·함안보에는 수생물 이동통로인 어도가 2개 있는데, 우안 어도는 평소에는 물 밖으로 드러나 제구실을 못 하다가 강물 수위가 관리수위인 해발 5m보다 높아졌을 때만 물을 흘려보낼 수 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 12일 모습. 오른쪽 사진은 낙동강 상류에 비가 내린 뒤인 지난 15일 모습. 최상원 기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제공
낙동강 창녕·함안보에는 수생물 이동통로인 어도가 2개 있는데, 우안 어도는 평소에는 물 밖으로 드러나 제구실을 못 하다가 강물 수위가 관리수위인 해발 5m보다 높아졌을 때만 물을 흘려보낼 수 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 12일 모습. 오른쪽 사진은 낙동강 상류에 비가 내린 뒤인 지난 15일 모습. 최상원 기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제공
폭염으로 4대강에 녹조 대란이 일어났다. 금강에선 조류 경보가 확대됐고, 한강 상류도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으며, 조류 경보 ‘경계’ 단계에 이른 낙동강의 상황도 여전히 심각하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하고 보 개방 등 개선 조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남조류 대량 증식으로 ‘녹조 라떼’가 돼 가는 대청호 회남 수역. 금강유역환경청 제공
남조류 대량 증식으로 ‘녹조 라떼’가 돼 가는 대청호 회남 수역. 금강유역환경청 제공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은 16일 금강의 대청호 회남 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충청권의 식수원인 대청호에는 지난 8일 올해 첫 조류경보가 내려졌다. 대청호 문의 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효된 상태인데 문의 수역에 이어 회남 수역까지 조류경보가 확대된 것이다.

대청호 회남 수역의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 6일 4600cells/㎖에 이어 13일 6190cells/㎖로 증가했다. 대청호 문의 수역도 6일 8036cells/㎖, 13일 2076cells/㎖를 기록했다. 상수원 구간의 조류경보 관심 단계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2주 연속 1000cells/㎖를 넘으면 발령된다. 이대로 녹조가 확산될 경우 대청호 전체에 조류 경보가 내려질 위험이 있다. 김동진 금강유역환경청장은 “8월 중순까지 비 없는 폭염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대청호에 남조류 증식이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8월16일 한강 성산대교 아래에 생긴 녹조의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8월16일 한강 성산대교 아래에 생긴 녹조의 모습. 서울환경운동연합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인 한강 상류에서도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효됐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4일 경기 팔당호 삼봉 지점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팔당호에 조류경보가 발효된 것은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한강 친수구역도 조류경보 ‘예비’ 단계가 발효된 상태다. 또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은 지난 14일 한강 친수활동 구간 전체인 서울 송파구 잠실철교부터 경기 고양시 행주대교 사이에 조류경보 ‘예비’ 단계를 발령했다. 서울시는 정부의 조류경보 ‘관심’ 단계 전 ‘예비’ 단계를 2016년 신설해 친수활동 구간에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10000cells/㎖ 이상일 경우 발령하고 있다.

자료 출처:물환경정보시스템
자료 출처:물환경정보시스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조류경보가 발령돼 영남지역 주민들의 상수원을 위협하던 낙동강 일대는 상류 지역에 지난 10일부터 90㎜가량 비가 내리면서 녹조 현상이 조금 개선됐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6일 “지난 6일 물 1㎖당 71만5993개나 관찰됐던 낙동강 창녕·함안보의 남조류 세포가 지난 13일 측정에선 22만8838개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녕·함안보와 강정·고령보에 발령된 조류경보 ‘경계’ 단계와 칠곡보에 발령된 ‘관심’ 단계는 계속되고 있다.

15일 낙동강 함안보 하류에 생긴 녹조의 모습.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15일 낙동강 함안보 하류에 생긴 녹조의 모습.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이와 관련해,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은 “지금 당장 보 수문을 여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지금은 정부가 어느 하나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식수 안전성과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모든 대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인 낙동강네트워크도 오는 21일 대구에서 ‘9차 낙동강포럼’을 열고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녹조 문제 해결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조류경보제 ‘예비’ 단계는 유명무실하다. 예비 단계만으로도 건강에 유해할 수 있음을 알리고 적극적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향 최상원 오윤주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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