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시민사회단체 100여곳이 14일 부산시의회 2층 대강당에서 낙동강 보 전면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낙동강의 녹조 현상이 심각해지자 부산의 시민단체들이 낙동강 보의 전면 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은 경남 김해시 상동면 매리취수장과 경남 양산시 물금취수장에서 낙동강 물을 끌어와 화명·덕산정수장에서 처리한 뒤 가정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등 부산의 시민사회단체 100여곳은 14일 부산시 의회 2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폭염 재난보다 더 엄혹한 먹는물 재앙이 연일 벌어지고 있는데, 정부와 부산시는 대책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는 낙동강 보 개방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부산시와 정부는 보에 막혀 썩어가는 낙동강 수질 개선을 최우선 정책으로 해서 부산시민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는 낙동강 보 개방이 2021년이 돼야 가능하다고 하는데, 낙동강 녹조는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먹는물 대란에 국가는 대재앙을 선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뒤 낙동강 보 개방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부산시에 전달했다.
이들 단체가 기자회견을 연 것은 낙동강의 수질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국립환경과학원이 4대강 16개 보의 수질을 조사했더니 창녕함안보 지점의 물 1㎖당 남조류 세포수는 71만5993개였다. 2012년 4대강 사업이 끝난 뒤 16개 보에서 나타난 조류 농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금이라도 보를 개방하면 녹조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의 환경단체 생명그물은 지난 12일 드론을 띄워 낙동강 6개 보와 매리취수장 등을 촬영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보면, 낙동강 상류에 해당하는 달성보에서 하류로 내려올수록 녹조가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부산시 수질연구소의 수질 검사에서 강 하류에 위치한 매리취수장과 물금취수장의 물 1㎖당 녹조류 세포수는 각각 8만4240개, 1만7856개였다. 두 곳 모두 조류경보 ‘경계’ 단계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