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 연구진이 개발한 투음 LED 디스플레이 모듈. 경기도 제공
영화관에서 120년 넘게 사용돼 온 영사기와 천 스크린을 대체할 수 있는 장치가 경기도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됐다.
경기도지역협력연구센터인 한국항공대 ‘영상음향공간 융합기술 연구센터’는 25일 입체 음향 관련 전문업체인 ㈜소닉티어오디오와 함께 ‘투음(透音) 엘이디(LED) 디스플레이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엘이디 디스플레이 스크린을 일반 극장 1곳에 시험 설치한 바는 있지만 엘이디 스크린 자체에 음이 통과되는 투음 기능 개발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연구진 쪽은 밝혔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투음 엘이디 디스플레이 모듈’은 말 그대로 소리를 통과시키는 엘이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그동안 영화관에서는 영사기를 통해 관객이 보는 천 스크린에 영상을 투여하고, 극장 내 설치된 여러 개의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고화질 영상 재현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영상 화질을 높이는 엘이디 디스플레이가 개발됐지만 이번에는 중앙 스피커 음향 재생에 어려움이 있어 음향은 기존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이번에 개발된 디스플레이 모듈은 전광판과 같은 엘이디 디스플레이에 영상을 투여하는 동안 동시에 엘이디 소자에 구멍을 내는 타공 엘이디 특허기술을 사용해, 디스플레이 뒤쪽 스피커에서 출력되는 소리를 앞으로 보낼 수 있어 입체적 음향 전달이 가능해졌다.
투음 디스플레이 모듈의 크기는 한변의 길이가 25㎝인 정사각형 형태로, 이것을 이어붙이면 가로 16m, 세로 8.7m 정도의 일반 극장용 스크린이 되며 엘이디 디스플레이 특성상 영사기 없이 컴퓨터 등 디지털 장치 연갈 만으로도 영화 상영이 가능해진다.
연구를 책임진 한국항공대 전재홍 교수는 “영사기와 스크린을 없애는 대신 엘이디 디스플레이에 투음 기능을 첨가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10배 이상 고화질과 고음질 제공이 가능해졌고 즉시 상용화도 가능해 연간 120억원의 내수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사업은 연구개발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가 도내 대학, 연구소와 중소기업을 연결, 기술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산·학 협력모델이다. 도는 지난해 이번 연구를 맡은 영상음향공간 융합기술 연구센터(한국항공대학교 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에 도비 5억1천만원을 지원해 연구를 도왔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