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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문화재단 사무총장, 기자에 채용시험 문제·답 유출

등록 2018-06-29 19:47수정 2018-06-29 20:43

응시한 기자에 카톡으로 사전 유출 드러나
시장 권한대행-퇴직 직원 짬짬이 의혹도
“직원들 오해” 이 대행은 사실 전면부인
김호일 사무총장 직위해제…검찰 수사
김호일 전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김호일 전 총장 폐이스북 내려받음
김호일 전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김호일 전 총장 폐이스북 내려받음
충북 청주시 산하 출연기관인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전 사무총장이 재단 홍보 담당자 채용에 응시한 현직 기자에게 문제·답을 건넨 사실이 확인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재단을 관리·감독해야 할 청주시의 부적절한 조처에 대한 비판도 높다.

김호일(62)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전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검찰에 자수서를 제출했으며, 재단은 김 전 총장의 직위를 해제하고 28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임 조처했다. 이 기자도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청주지검은 김 전 총장 사건을 형사 1부에 배당하고 채용비리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재단 쪽 관계자는 29일 “재단 홍보 담당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한 응시자의 논술 시험 답안이 문제 출제자가 제출한 모범 예시 답안을 베낀 듯이 유사해 문제·답안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총장이 문제·답안을 특정 응시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유출했다고 시인해 감사를 의뢰했고, 이후 재단 이사회 등에서 추가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이 응시자는 청주시와 문화재단을 출입하는 현직 기자로 밝혀졌으며, 재단 홍보 팀장(4급 상당)에 공모했다. 재단 관계자는 “김 전 총장을 사전 조사했더니, ‘재단 공보 관계 개선을 위해 사람이 필요했고, 그 사람(응시한 현직 기자)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사람에 대한 욕심 때문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진술을 했다. 문제·답 유출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또 “김 전 총장과 응모자는 재단 실무책임자와 출입기자로 친분이 있는 정도였으며 금품수수 등 청탁은 없었다는 진술도 있었다. 김 전 총장은 해당 응모자가 소속된 신문사에 틈틈이 기고하기도 했다. 김 전 총장은 ‘해당 기자와 문화재단에 씻을 수 없는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뜻도 밝혔다”고 덧붙였다.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28일 성명을 내어 “출입기자가 재단 핵심 간부로부터 문제·답을 받아 응시한 것은 부정청탁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 제대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014년 임용됐으며, 지난 2016년 연임한 뒤 오는 12월까지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2001년 창립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을 열고 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2001년 창립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을 열고 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한편 재단의 한 간부 직원이 재단 관리·감독 기관인 청주시의 재단 관련 부적절한 조처 등을 꼬집는 글을 내부 고발 형식으로 청주시청 주요 간부 등에게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전 총장의 개인 비리를 넘어 재단 전체로 불똥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직원은 29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김 전 총장의 채용비리는 철저하게 수사해 적절하게 조처해야 할 범죄 사건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청주시의 재단 관련 부당 개입, 부적절 행위 등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단 이사장 대행을 맡은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과 지난 1월 퇴직한 한 팀장을 정조준했다. 청주시 부시장에 재직하던 이 대행은 지난해 11월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시장 권한대행과 재단 이사장 대행을 함께 맡고 있다.

이 직원은 “재단이 풍비박산에 이를 정도로 위기에 빠진 것은 김 전 총장의 채용비리에 앞서 20여건의 위법 부당 행위로 감사 지적을 받았던 재단 퇴직 팀장의 전횡 때문이다. 또 조직에서 여러 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이 대행이 조직 개편, 재단 운영 과정 등에서 평소 사적 친분이 있는 퇴직 팀장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했던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했다. 그는 또 “퇴직 팀장과 이 대행 관련 비리 의심 자료를 가지고 있다. 비망록, 200쪽이 넘는 관련 자료는 때가 되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퇴직 팀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 대행 등에게 정규직·본부장 등 자리를 요구한 적이 없으며,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재단 관계자 등과 뜻이 맞지 않아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총장 체제에서 고속 승진한 최측근이 독립투사처럼 김 전 총장을 지키려고 이 대행과 저를 공격하는 데 이런 행태가 적폐 중의 적폐다. 직지코리아 조직위 참여 제안이 있었지만 생각이 없다고 거절했으며, 성공적 대회를 위해 자문 지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어떤 위법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행도 재단 직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 대행은 “지난해 12월 재단 이사장 권한대행을 할 때 재단이 조직개편안을 가져와 검토했더니 수직·수평적으로 조직이 늘어나는 등 합리적이지 않아 동의하지 않았다. 퇴직 팀장과 관계 때문에 결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말했다. 이어 “퇴직 팀장을 비호할 정도로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다. 성과·능력에 따라 직지코리아 조직위 참여를 검토해 보라는 전화를 한 적은 있지만 직위를 이용한 압력은 아니다. 그가 계약 연장하지 않고 왜 퇴직했겠나?. 그와 관련해 그 어떤 인사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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