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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자료로 살아난 6월 항쟁

등록 2018-06-26 16:58수정 2018-06-26 20:04

사람과 풍경

30여 년 전 1987년 6월 항쟁 때 집회 안내 홍보물·사진 등 발굴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발굴 자료 시민·학생 등과 공유
정지성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집행위원장이 31년전 충북 청주 등에서 있었던 6월 항쟁의 모습 등을 설명하고 있다.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제공
정지성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집행위원장이 31년전 충북 청주 등에서 있었던 6월 항쟁의 모습 등을 설명하고 있다.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제공

“6월10일은 범국민 규탄 대회의 날입니다. 모이자 육거리 제일교회로!.”

31년 전인 1987년 6월10일 청주제일교회에서 6월 민주항쟁 집회를 연 충북교회협의회 등이 시민에게 집회를 알린 홍보물이다. 이날은 서울 등 전국에서 박종철군 고문 살인 은폐 조작 규탄 범국민 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이날 오후 3시 흰옷과 장갑을 낀 목회자와 시민 등 1000여명이 청주 육거리시장 안 제일교회로 몰려들었다. 교회는 조종을 쳤고, 거리에는 버스·택시 등이 울린 경적이 파도를 이뤘다.

당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 충북본부 사무처장이었던 정지성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집행위원장은 “경찰의 탄압·검거를 피하려고 농민, 시장 상인 모습으로 집회에 참석했다. 시장을 막은 경찰을 에워쌀 정도로 많은 시민이 모였다”고 말했다.

시민 조성철씨가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에 기증한 1987년 6월 항쟁 당시 집회 홍보물.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제공
시민 조성철씨가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에 기증한 1987년 6월 항쟁 당시 집회 홍보물.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제공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충북지역 6월 항쟁의 모습을 담은 30년 전 자료를 내놨다. 1987년 6월19일 충북대 학생 등이 주도한 최루탄 추방의 날 집회 때 학생·시민 등은 성안길을 가득 메웠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사진 속 시민들은 목사들이 몸으로 경찰을 막는 사이 민주를 외쳤다. ‘독재 타도’, ‘민주쟁취’라는 글이 새겨진 청주시청 정문과 시내버스 사진도 있다. 100만 인파가 운집했던 고 이한열 열사의 민주 국민장이 열린 7월9일 육거리에서 사직 네거리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던 청주의 그날도 고스란하다.

이 사진들은 당시 사진현상소를 운영하던 김태경(57)씨가 내놨다. 늦깎이 청주대 학생이던 김씨는 당시 시위 현장을 담은 필름을 민주화사업회에 기증했다.

함께 공개된 인쇄 홍보물들은 조성철(57)씨가 소장했던 것들이다. 조씨 역시 청주대 3학년 학생이었다. 인쇄물 가운데는 충북지역 장기집권·호헌책동 분쇄 투쟁위원회 결성 성명서, 민주 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충북본부가 탄압을 피해 손으로 쓴 호소문 등 희귀 사료도 적지 않다. 조씨는 “당시는 모두가 운동권이었다. 시대의 아픔이자, 추억이 될 소중한 자료여서 간직했다”고 말했다.

충북민주화계승사업회는 자료를 공유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 10~17일 청주문화관에서 6월 민주항쟁 31돌 자료 전시회를 열었다. 또 충북지역 초·중학교 10곳 400여명을 대상으로 ‘민주야 소풍 가자’를 주제로 지역의 민주성지인 삼일공원·평화의소녀상·성안길 등에서 민주화 체험 학습도 했다. 정지성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집행위원장은 “민주화운동 사료관 등을 만들어 전시·보관·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 혁명처럼 시민과 함께 하는 민주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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