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는 26일 최근 불거진 예멘 난민 신청자 문제와 관련해 “난민 문제는 국가적 업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직접 설명하고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예멘인들이) 제주도에는 무비자제도를 이용해 들어와 있고, 인천으로는 비자를 받아서 왔기 때문에 난민 문제는 국가적 문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이고, 어떻게 보면 인권국가로 너무 많이 가 있다. 이 상황에서는 대통령의 업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예멘인들이) 무비자제도를 이용해 제주도에 들어왔지만, 개별심사가 끝나면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문제에 대해 제주도와 대통령이 국가적 차원에서 어떻게 할지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 심사관이 부족하고, 체류자들에 대한 관리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출입국 업무를 하는 법무부, 인력 증원을 담당한 행자부,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 등의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출도(육지로 나가는 것)제한조치에 대해서는 “출도제한조치는 없는 제한조치를 한 게 아니며, 원래 무비자로 제주도에 들어온 사람은 제주도 밖을 못 나가게 돼 있다. 이에 대해 확인적인 의미로 출도제한조치를 한 것이다. 난민 심사가 끝나면 그때는 난민 인정이나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을 경우 전국 어디나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를) 전체적으로 마무리하는데 최대 8개월이 걸리고, 개별적으로는 보통 한 달 정도 예상된다고 한다.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개별심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 그들이 어떤 선택과 움직임을 보이는지 예의주시하면서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지사 복귀 이후 가장 중요한 업무가 예멘 난민 문제라고 언급한 원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난민 문제에 대한 실태 및 문제점을 직접 설명하고 건의할 것은 건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놓은 상태이다. 국민의 불안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는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청와대에) 개진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실 입장은 긍정적이고, 도민들이 불안을 집중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부분에 대해 상당한 유감과 미안함도 가진 것으로 느낀다”고 전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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