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13일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이시종 후보 선거 캠프 제공
6·13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충북도 변화를 택했다. 하지만 충북이 선택한 변화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단체장 선거만 보면 충북은 변화와 함께 안정도 담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 충북지사와 기초 청주시장 등 8곳을 석권했다. 한범덕 청주시장 후보는 민선 5기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 당선해 청주 사상 처음으로 재선 시장이 됐다. 이시종 충북지사, 홍성열 증평군수는 모두 3선을 기록했으며, 송기섭 진천군수는 재선에 성공했다.
자유한국당은 4곳을 건졌다. 조길형(충주), 류한우(단양), 박세복(영동), 정상혁(보은) 후보 등 모두 현직 단체장들이 재선에 성공했다.
공무원 출신들이 약진했다. 조병옥(음성)·이차영(괴산)·이상천(제천) 등 민주당 공천을 받아 새 단체장이 된 후보들은 모두 공무원 출신이다. 이에 따라 충북은 박세복(영동)·김재종(옥천)·홍성열(증평) 군수 정도만 지방의원 출신이고, 나머지는 모두 공무원 출신 단체장이 자치단체를 이끌게 됐다. 이효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국장은 “기존 정당들이 관료 출신 후보들을 주로 공천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유권자들은 관료가 아닌 새로운 인물 등이 소통·협치 행정을 펼쳐주길 기대하지만 정당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정당·인물만 바뀌고 지방 행정이 바뀌지 않는 것 또한 관료 출신들의 안정 위주 행정”이라고 말했다.
지방의회는 개혁에 가까운 변화를 가져왔다. 충북도의회는 32석 가운데 28석을 민주당이 석권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선 자유한국당 전신 한나라당이 31석 가운데 20석을 차지한 것과 견주면 운동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충북도의회는 전체 의원 가운데 75%가 교체될 정도로 물갈이가 이뤄졌다.
청주시의회는 29석 가운데 25석, 충주시의회는 19석 가운데 12석, 제천시의회는 13석 가운데 8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는 등 충북지역 모든 지방의회에서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그나마 한 선거구에서 2~4명까지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의 영향으로 한국당·무소속 후보들도 의회에 입성했다.
진재구 청주대 교수(행정학)는 “농촌 지역 조직표가 살아있는 곳에선 한국당 후보들이 선전했다. 충북은 보수-진보의 이념이라기보다는 도시-농촌 등 지역 성향에 따라 표가 갈렸다. 민주당이 진보적이어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한국당이 보수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에 대한 실망으로 민주당 후보를 보수의 대안으로 선택한 이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