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에게 재충전 시간을 주면 학생 교육에 더 열중할 수 있죠.”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8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내년 3월부터 한 학기에 교사 1천명에게 6개월짜리 유급 연구휴가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편적 복지 차원으로 교사들에게 연구휴가를 주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 도입되는 것이다. 대상은 교직경력 20년 이상 교사다. 이 교육감은 한 학기에 1천명, 1년에 2천명씩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전체 학교는 2400여곳으로 1년에 학교 1곳에서 교사 1명 정도가 유급 연구휴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내 경력 20년 이상 교사는 2만2천여명이다.
이 교육감은 “4년 전 연간 400명의 교사를 뽑아 시범적으로 연구휴가를 시행했는데, 박근혜 정부 때 누리과정 예산 등으로 재정 압박이 컸다”며 “이제는 여러 사항을 검토해보니 연구휴가를 가는 교사를 기간제 교사로 대체하는 데 필요한 연간 360억원의 예산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시·도에 견줘 학생 수는 많은데 교원이 적다 보니 선생님들이 격무에 시달린다. 학생 교육에 좀 더 열정적으로 나서도록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달 3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그는 선거운동을 위해 41일 동안 1만㎞를 다녔다고 했다. 하루 250㎞꼴이다. 이 교육감은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진보 후보가 둘로 갈라졌다는 이야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재선에 성공한 원인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도민들이 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고, 도 교육정책이 더 일관성 있게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 중 이 교육감은 자신이 도입한 ‘9시 등교’ 등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가짜 진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나온 비판들을 수용하고, 시민들과 더욱 소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재선 교육감이 된 그는 앞으로 4년 동안 3가지 핵심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혁신교육을 완성하고, 학교 밖 학교인 ‘꿈의 학교’를 1천개에서 3천개로 늘려 진로적성교육을 확대하며, 체육관 건립과 미세먼지 방지로 안전한 학교와 건강한 학생을 만드는 일이다. 고교 무상교육 확대에 대해선 내년부터 무상 교복과 무상 교과서처럼 실천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교조에서 요구하는 노조 전임자 휴직 인정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결정을 해야 한다. 어떤 결정이든 내리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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