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8일 충북 청주시 내덕동 선거캠프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28일 오전 충북 청주 내덕동에서 신용한(49)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를 만났다. 캠프 사무실로 들어선 그는 물부터 청했다. 새벽 2시까지 10여개 일정을 소화한단다.
땀을 훔치는 그에게 ‘정무부지사 제안설’을 먼저 물었다. 자유한국당 박경국(60) 충북지사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그에게 충북도 정무부지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지역 매체 보도가 나온 뒤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실 여부 조사에 나선 상태다. “노 코멘트입니다. 박 후보 쪽에서 나온 얘기이니 그쪽에서 답하는 게 맞죠. 다만 선관위·검찰에서 조사하면 성실하게 답하겠습니다.”
야권 단일화도 물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될까요? 여론조사에서 그쪽 지지율이 기껏 20%대인데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봅니다. 단일화 감흥이 없을 걸요.”
신 후보는 애초 지난 1월 한국당 소속으로 충북지사 선거에 나섰지만 지난 3월 탈당한 뒤, 바른미래당으로 말을 바꿔탔다. 한 뿌리여서 단일화가 쉬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신 후보의 생각은 달랐다. “한국당 안 청년층들과 줄기차게 당 개혁을 요구했지만 홍준표 대표를 둘러싼 세력들의 사당화, 구태 정치 때문에 탈당했다. 정치 공학적 이유로 단일화는 안 한다.”
신 후보는 ‘강한 경제, 젊은 충북’와 함께 현장형 젊은 도지사를 앞세웠다. “3선에 도전한 이시종 지사의 문제는 70대 나이, 실적 없는 3선만이 아니라 미래 확장성이 없다는 데 있다. 그가 자랑하는 투자유치 40조원 가운데 절반이 에스케이하이닉스 자체 투자이며 그의 능력에 따른 일이 아니다. 이젠 젊은 지도자로 바꿔야 한다.”
실패한 청년 창업가 등을 지방공무원으로 임용하는 ‘실패 스펙 도입’ 공약은 신 후보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청주 강내에서 나고 자란 신 후보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가난 때문에 5차례 가출을 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집안이 기울었죠. 한 때의 방황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학 땐 운동권 서클에 몸담기도 했죠.”
신 후보는 자신이 주도한 청년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 `점프 투게더'가 유명해지면서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을 맡았다. “박 전 대통령과는 인연이 전혀 없는데 발탁됐어요. 전 박근혜 키즈도, 친박도, 비박도 아닙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에도 후보로 나섰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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