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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후 들이닥친 ‘경찰국장의 가정통신문’ 241자

등록 2018-05-18 11:31수정 2018-05-18 18:22

최백렬 전북대 교수, 광주민주화운동 자료 공개
대학생 가정에 “자녀 미래 생각해 현혹되지 마시길”
전북대생들이 쓴 ‘시민께 드리는 호소의 글’ 3천장
경찰의 수배자 자수 권고문 등 전북 서신자료 다수
1980년 6월16일 전라북도경찰국장(현 전북지방경찰청장)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 편지는 자녀의 장래를 깊이 생각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기를 부탁하는 내용이다.
전북대학교 최백렬(57·무역학과) 교수가 1980년 5·18과 관련한 전북대 당시 자료를 최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80년 5월 당시 전북대 무역학과 79학번으로 2학년이었던 최 교수는 지난 겨울 집안 서재를 정리하다가 5월 민주화 투쟁과 관련한 자료를 다수 발견했다고 사연을 지난 16일 저녁 페북에 올렸다. 제목은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으로 당시 시위 전단 및 서신 등의 사진도 첨부했다.

그의 글에 따르면, 당시 전북대학교 영어 학술동아리인 ‘프론티어’의 회장으로 취임한 2학년 최백렬은 2월22일 써클연합회(현 동아리연합회)에 가입한다. 전북대 민주화운동은 첫 학생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김희수(당시 상과대학 경영학과) 총학생회장과 이광철(문리대 철학과), 고 김형근(사범대) 학생 등이 선봉에서 이끌었다.

1980년 5월 당시 전북대생들이 3천장을 만들어 시민에게 뿌린 전단지.
1980년 5월 당시 전라북도경찰국장(현 전북지방경찰청장)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 겉봉투.
아침마다 전북대 제1학생회관에 설치한 스피커를 통해 학생들의 민주화운동 동참을 호소한 끝에, 전북대생들은 5월2일 전국 최초로 가두 투쟁에 나섰다. 많은 학생들은 전북대 옛 정문을 시작으로 전북도청앞(현 완산경찰서) 앞까지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고 다쳤다. 1980년 5월18일 오후 전주오거리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가두투쟁을 벌였다. 전주역 광장(현 전주시청 광장)은 장갑차 두 대와 대검을 장착한 총을 든 군인들로 가득했다.

1980년 당시 전북대 동아리연합회 회의 소집 통지문.
그러자 군중 속 누군가가 “(시내 중심가인) 미원탑! 미원탑!”을 외치기 시작했고 최교수가 당시 전북대학교 농성장에서 봤던 몇몇 학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뛰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최백렬 등 10여명의 학생은 5월24일 새벽 전단지(일명 삐라) 3장을 작성해 3천부를 전주 시내 곳곳에 배포했다. 내용은 24일 오후 3시 전주오거리에 모여 전면적 시민투쟁을 도모하는 호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가두투쟁을 위해 도착한 오거리에선 수많은 학생들이 체포됐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최 교수도 경찰을 피해 도망을 다녔고 집에 경찰이 찾아와 최 교수의 신상을 알아갔다는 소식도 듣게 된다. 한 달여간 경찰과 군인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던 최교수는 가족들의 성황에 못 이겨 1980년 6월23일 무렵 자수를 하게 된다.

최백렬 전북대 교수(무역학)
최백렬 전북대 교수(무역학)

최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당시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보상신청을 아예 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어 상황이 호전됐기 때문이 아니라, 38년이 지났어도 발포명령자 등 5·18과 관련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자료를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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