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5·18민중항쟁 제38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금남로로 1980년 5월 그날의 함성을 재현한 시민시위대가 행진해 들어오고 있다. 광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
38번째를 맞는 5·18 추모의 주제는 진실과 평화이다. 17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5·18 전야제에 참가한 시민과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계엄군의 성폭행과 암매장 등 만행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야제엔 진상규명 요구와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이 실려야 한다는 광주시민의 기대가 담겼다.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는 항쟁 10일을 재현하는 거리극으로 막을 열어 진상의 증언, 통일 아리랑 등 세 부분으로 진행됐다.
헬기사격을 받았던 전일빌딩에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글씨가 펼쳐지자, 윤청자·박시영·차명숙씨 등 피해자들이 당시 참상을 잇따라 증언했다. 무대 안팎에서는 촛불을 들고 5·18의 진상규명과 헌법 전문 수록, 시민헌법 선포 등 행위예술을 펼쳤다.
이날 행사는 남북정상회담 영상과 시민자유발언대, 통일아리랑 공연이 펼쳐지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참석자들은 5·18과 세월호의 진상 규명, 제주4·3의 해원, 한반도 평화통일 등의 염원을 담은 풍선을 주고받으며 대동한마당을 진행했다. 정찬일 전야제 총감독은 “최근 헬기사격과 성폭행 등이 드러나면서 한껏 높아진 진상규명 요구와 평창올림픽·판문점회담으로 만들어진 평화 기원의 분위기를 전야제에 담았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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