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울타리 세웠으니 자살 예방 감지시스템은 철거?

등록 2018-05-15 17:02수정 2018-05-15 20:12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문의대교에 2.6m 울타리 설치
자살 징후자 감지센서·경광등·예방경보 방송 시설 철거
충북도 도로관리시업소가 자살다리 오명을 사고 있는 문의대교 난간에 설치한 안전 울타리. 기존 1m 남짓한 난간 뒤에 2.6m 높이로 울타리를 세워 자살 시도자가 오르기 쉽지 않다. 오윤주 기자
충북도 도로관리시업소가 자살다리 오명을 사고 있는 문의대교 난간에 설치한 안전 울타리. 기존 1m 남짓한 난간 뒤에 2.6m 높이로 울타리를 세워 자살 시도자가 오르기 쉽지 않다. 오윤주 기자
충북도가 ‘자살 다리’ 오명을 샀던 청주 문의대교에 자살 방지 울타리(펜스)를 설치하는 대신 자살 시도자의 접근을 자동 감지하는 센서를 철거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도는 문의대교 난간에 안전 울타리를 설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는 3억8000만원을 들여 지난 3월13일부터 두 달 동안 공사해 안전 울타리를 세웠다. 안전 울타리는 2.6m로 넘기가 쉽지 않은 높이다. 문의대교는 1980년 청주 문의~대전 신탄진을 잇는 대청호 위에 왕복 2차로 255m 길이로 설치됐다. 지금까지 40여명이 뛰어내려 ‘자살 다리’로 불렸다.

청주시 등은 지난해 8월 다리 난간에 접근하는 자살 시도자를 감지해 청주시 청원구청 관제센터-경찰 상황실-문의파출소에 알려 자실을 막는 ‘3분 출동’ 시스템을 갖췄다. 또 다리 주변 곳곳에 회전형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적외선 투광기, 경광등, 자살 예방 방송시설 등도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1월 20대 남성, 지난 3월 40대 남성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3월엔 이 40대가 다리 난간 쪽으로 가는 것을 경찰 등이 폐쇄회로 화면을 통해 지켜봤지만 “자살 징후가 보이지 않아 곧바로 손을 쓰지 않았다”고 하는 등 상황 전파가 제때 되지 않아 자살을 막지 못했다. 자살이 끊이지 않자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가 안전 울타리 설치에 나섰고, 최근 완공했다.

하지만 청주시 등은 안전 울타리를 설치한 뒤 감지센서 연동 출동 시스템과 자살 예방 안내방송을 없앴다. 임성렬 청주시 통합관제팀장은 “애초 펜스와 기존 감지센서를 병행 활용하려 했지만, 오작동 등이 있어 철거했다. 센서를 통한 자동 자살 예방 방송 시스템도 없앴다”고 말했다.

이제 누군가 24시간 폐쇄회로 화면을 보면서 문의대교로 접근하는 자살 징후자가 있는 지를 일일이 살펴야 한다. 또 다리에서 2.6㎞ 거리에 문의파출소가 있지만 제때 출동해 자살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구용희 문의파출소 경위는 “도로 관리 주체인 청주시·충북도 등이 문의대교 자살 예방 시설을 설치해 어떻게 운용되는지 잘 모른다. 3분 출동도 상징적인 것이다. 가까이 있으면 모르지만 다른 일을 하면 출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광승 도로관리사업소 도로관리팀장은 “안전 펜스만으로 자살을 막을 수는 없다. 청주시 관제센터, 경찰, 파출소 등이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운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