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화재 참사 건물.오윤주 기자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제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화재 참사 관련 수사가 마무리됐다. 경찰은 현장 상황 파악과 전파, 지휘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로 당시 소방서장 등 지휘부를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제천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21일 제천 화재 참사 당시 현장 조처와 지휘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이상민(54)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54) 전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등 2명을 입건하는 등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이 전 서장 등이 당시 2층에 다수의 요구조자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현장 상황 파악과 전파, 2층 구조 지시 등 최소한 기본적 조처로 소홀히 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소방청 합동조사단도 2차례에 걸친 조사 발표에서 이 전 서장 등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실·현장에서 취득한 2층 요구조자 정보 검증과 현장 전파·공유가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조사단은 “대응단계 발령이 늦어 화재 진압 등 적극적 소방 활동에 제한이 있었다. 소방서장이 ‘한 번 돌아봄의 원칙’(표준 작전절차 101)을 적용하지 않는 등 현장 상황 파악과 인명 구조 등 현장 지휘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희생자 29명 가운데 19명이 숨진 채 발견된 2층 구조 지연 문제에 대해서도 “구조 가능성이 가장 큰 작전은 비상계단을 통한 진입이다. 1층 비상구 방화문을 닫았으면 2층 진입은 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일부라도 생존 상태로 구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된다. 또 화세가 누그러든 일부 유리창은 접근이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화재 현장 상황 재연 결과도 내놨다. 경찰 상황 재연에선 비상계단을 거쳐 2층 비상구로 진입한 뒤 구조하는 데 4분 43초가 걸렸고, 목욕탕 유리창을 깨고 구조하는 데 8분 53초가 걸렸다.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3시 48분께 불이 났고, 소방 지휘팀장은 선착대와 4시에 도착해 상황 지휘에 나섰으며, 6분 뒤 도착한 구조대는 4시 15분까지 건물 외부 3층 구조자를 구조한 뒤 이후 4시 16분께 2층이 아닌 지하 수색에 나섰다. 정작 구조대가 유리창을 깨고 내부에 진입한 것은 4시 43분, 비상계단을 통한 2층 진입은 5시 5분께 이뤄졌다. 상황 재연 결과를 보면, 구조대가 비상계단으로는 4시 10~11분께, 유리창을 통한 진입도 4시 15분 안엔 가능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희생자들의 통화 기록을 보면 오후 4시 11~12분께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때 구조에 나섰다면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 의식을 잃은 뒤에도 3분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학계 의견을 토대로 보면 오후 4시 20분까지 구조가 가능했다는 가정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화재 건물 소방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충북소방본부 소속 이 아무개(44) 소방관 등 2명도 입건했다. 이들은 제천소방서 소속으로 지난 2016년 10월 31일과 지난해 1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에 대한 소방 특별 조사를 했지만 특별한 지적 사항이 없는 보고서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화재 사건과 관련해 이 건물 관리과장, 관리부장, 여직원, 세신사 등 4명이 고객 구조·구난 의무 등을 게을리했다는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기소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류건덕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 대표(왼쪽)가 지난 1월 8일 경찰에 소방 당국의 부실 대응 등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청구서를 보이고 있다.오윤주 기자
경찰은 화재예방 등 건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69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이 건물 소유주 이아무개(53)씨를 구속하는 등 이 사건과 관련해 3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으로 입건했다. 또 건물 소유주 이 씨의 매형으로 건물 실소유주 의혹을 사고 있는 충북도의원 ㄱ 씨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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