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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부실대응 소방서장 등 4명 입건

등록 2018-05-10 16:18

“비상계단 진입했으면 일부 구할 수 있어”
현장 파악·지휘 잘못…업무상 과실치사
건물주 등 3명 구속·10명은 불구속 입건
29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화재 참사 건물.오윤주 기자
29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화재 참사 건물.오윤주 기자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제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화재 참사 관련 수사가 마무리됐다. 경찰은 현장 상황 파악과 전파, 지휘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로 당시 소방서장 등 지휘부를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제천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21일 제천 화재 참사 당시 현장 조처와 지휘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이상민(54)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54) 전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등 2명을 입건하는 등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이 전 서장 등이 당시 2층에 다수의 요구조자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현장 상황 파악과 전파, 2층 구조 지시 등 최소한 기본적 조처로 소홀히 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소방청 합동조사단도 2차례에 걸친 조사 발표에서 이 전 서장 등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실·현장에서 취득한 2층 요구조자 정보 검증과 현장 전파·공유가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조사단은 “대응단계 발령이 늦어 화재 진압 등 적극적 소방 활동에 제한이 있었다. 소방서장이 ‘한 번 돌아봄의 원칙’(표준 작전절차 101)을 적용하지 않는 등 현장 상황 파악과 인명 구조 등 현장 지휘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희생자 29명 가운데 19명이 숨진 채 발견된 2층 구조 지연 문제에 대해서도 “구조 가능성이 가장 큰 작전은 비상계단을 통한 진입이다. 1층 비상구 방화문을 닫았으면 2층 진입은 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일부라도 생존 상태로 구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된다. 또 화세가 누그러든 일부 유리창은 접근이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화재 현장 상황 재연 결과도 내놨다. 경찰 상황 재연에선 비상계단을 거쳐 2층 비상구로 진입한 뒤 구조하는 데 4분 43초가 걸렸고, 목욕탕 유리창을 깨고 구조하는 데 8분 53초가 걸렸다.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3시 48분께 불이 났고, 소방 지휘팀장은 선착대와 4시에 도착해 상황 지휘에 나섰으며, 6분 뒤 도착한 구조대는 4시 15분까지 건물 외부 3층 구조자를 구조한 뒤 이후 4시 16분께 2층이 아닌 지하 수색에 나섰다. 정작 구조대가 유리창을 깨고 내부에 진입한 것은 4시 43분, 비상계단을 통한 2층 진입은 5시 5분께 이뤄졌다. 상황 재연 결과를 보면, 구조대가 비상계단으로는 4시 10~11분께, 유리창을 통한 진입도 4시 15분 안엔 가능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희생자들의 통화 기록을 보면 오후 4시 11~12분께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때 구조에 나섰다면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 의식을 잃은 뒤에도 3분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학계 의견을 토대로 보면 오후 4시 20분까지 구조가 가능했다는 가정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화재 건물 소방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충북소방본부 소속 이 아무개(44) 소방관 등 2명도 입건했다. 이들은 제천소방서 소속으로 지난 2016년 10월 31일과 지난해 1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에 대한 소방 특별 조사를 했지만 특별한 지적 사항이 없는 보고서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화재 사건과 관련해 이 건물 관리과장, 관리부장, 여직원, 세신사 등 4명이 고객 구조·구난 의무 등을 게을리했다는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기소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류건덕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 대표(왼쪽)가 지난 1월 8일 경찰에 소방 당국의 부실 대응 등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청구서를 보이고 있다.오윤주 기자
류건덕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 대책위원회 대표(왼쪽)가 지난 1월 8일 경찰에 소방 당국의 부실 대응 등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청구서를 보이고 있다.오윤주 기자
경찰은 화재예방 등 건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69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이 건물 소유주 이아무개(53)씨를 구속하는 등 이 사건과 관련해 3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으로 입건했다. 또 건물 소유주 이 씨의 매형으로 건물 실소유주 의혹을 사고 있는 충북도의원 ㄱ 씨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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