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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참 언론인 송건호 옥천 생가 공원으로

등록 2018-05-08 16:50수정 2018-05-08 21:25

옥천군, 건물 헐고 잔디공원 조성 나서
기념사업회, 만화제작·흉상건립 등 추진
청암 송건호 선생이 유년 시절을 보낸 생가터. 건물은 금방 무너질 듯 폐허가 됐고, 마당은 잡초가 점령해 을씨년스럽다. 이곳은 다음 달 잔디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오윤주 기자
청암 송건호 선생이 유년 시절을 보낸 생가터. 건물은 금방 무너질 듯 폐허가 됐고, 마당은 잡초가 점령해 을씨년스럽다. 이곳은 다음 달 잔디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오윤주 기자
6일 오후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 청암 송건호(1926~2001) 선생 생가를 찾았다.

‘올곧은 기자 정신으로 일관된 선생의 삶은 후배 언론인들의 사표가 되고 있다.’

마을 어귀에 선 안내판을 따라 좁은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니 ‘참 언론인 송건호 선생 생가터’ 표지석이 선명하다. 뒤 편 쓰러질 듯한 건물엔 ‘비야대정로 1, 2길 37-1, 37-2’란 주소판이 박혀 있다.

비에 씻겨 반지르르한 장독, 생뚱맞은 기념식수를 빼면 모두 허름하다. 마당은 아예 잡초가 점령해 사실상 폐허다. 흙벽은 무너질 듯 군데군데 구멍이 났고, 슬레이트 지붕은 울퉁불퉁하지만 기둥은 곧고 바르게 서 있다.

청암 송건호 선생 생가터 표지석. 송건호 선생 기념사업회가 지난해 12월 세웠다. 오윤주 기자
청암 송건호 선생 생가터 표지석. 송건호 선생 기념사업회가 지난해 12월 세웠다. 오윤주 기자
이곳은 이제 다음 달이면 잔디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옥천군이 예산 8000만원을 들여 건물을 철거하고 말끔하게 정비할 참이다. 터 1021㎡는 선생의 아들 준용씨가 기부했고, 건물 76.03㎡은 옥천군이 사들였다.

송건호 선생 기념사업회가 힘을 낸 덕이다. 사업회엔 이인석(66) <옥천신문> 초대 대표 등 옥천 지역 언론인과 김영만 군수 등 뜻있는 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송건호 알리기 사업의 하나로 <만화 송건호>를 펴낼 참이다.

사업회는 언론문화제 부활도 추진한다. 지난달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언론문화제 사업을 공모했다. 옥천 주민 33명은 2000년 8월 15일 정지용 시인 동상 앞에서 <조선일보> 바로 보기 옥천 시민모임을 꾸리고 ‘안티 조선운동’을 전국으로 확산했으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해마다 언론문화제를 열었다. 이안재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언론문화제 부활과 함께 옥천 언론 성지화 사업, 청암 선생 기념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는 게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비야대정로(증약리) 어귀에 선 청암 송건호 선생 생가 안내판. 오윤주 기자
충북 옥천군 군북면 비야대정로(증약리) 어귀에 선 청암 송건호 선생 생가 안내판. 오윤주 기자
생가 터에 흉상, 기념관 등을 세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인석 사업회 대표는 “옥천의 청암기념사업회, 서울의 청암언론문화재단, 송 선생이 몸담았던 <한겨레> 등이 공동으로 흉상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청암선생 기념관 등을 세워 옥천을 언론의 성지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만 옥천군수도 “선생은 옥천을 넘어 시대를 아우르는 지성이요, 참 언론인의 상징이다. 이념, 세대, 진영과 상관없이 지역 대표 인물로 세우는 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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