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권연대 회원 등이 20일 오전 증평군의회 앞에서 인권 조례 폐지 반대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충북 증평군의회가 인권조례를 폐지했다. 충남도에 이어 두 번째다. 증평군의회는 지난해 10월 군민의 인권 보장·증진을 이유로 모든 의원(7명) 이름으로 조례안을 제출해 조례를 제정하더니 6개월 만에 조례안 폐지를 결의했다. 충북인권연대는 증평군에 재의를 요구하고, 군의원 소속 정당에 지방선거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증평군의회는 20일 오전 10시 133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증평군 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를 결의했다. 앞서 증평군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19일 조례 폐지를 결의하고 본회의에 넘겼다. 윤해명 기획행정위원장은 “소수의 인권 보장을 위해 다수의 인권을 역차별한다는 여론으로 갈등이 있다”며 조례안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
연종석 증평군의회 의장이 20일 오전 증평 인권 조례 폐지안 만장일치 통과를 알리고 있다.오윤주 기자
충북인권연대 회원 등이 20일 오전 증평군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인권 조례 폐지 반대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증평군의회는 지난해 10월 20일 12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장천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하고 군의원 전원이 제출한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지역 교회 등에서 인권 조례가 동성애 등을 조장할 수 있다며 폐지를 건의했다. 이정현 증평제일교회 부목사는 “성경은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데 인권조례 때문에 교회가 이 말을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인권조례 전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 조항이 문제라는 것이다. 인권 소중하고 당연히 보호·존중돼야 한다. 이 조항이 빠지고 조례가 정확하고도 바르게 제정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충북지역 시민단체 13곳이 꾸린 충북인권연대는 20일 증평군의회 앞에서 조례 폐지 반대 집회를 열어 증평군의회를 규탄했다. 오창근 충북인권연대 집행위원은 “조례 어디에도 성 소수자나 동성애 관련 문구조차 없다. 자신들이 만장일치로 제정한 조례를 6개월 만에 만장일치로 폐지한 군의회는 더는 군민의 대변자가 아니다. 증평군은 바로 조례 폐지 재의를 요구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권 조례 폐지가 코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의 얄팍한 표 계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오 위원은 “인권 조례 폐지 문제를 제기한 교회 등 보수 성향 표에 군의원들이 굴복한 것이다. 정당에 이들 의원들의 공천 폐지를 촉구하고, 낙천·낙선 운동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증평군의회는 지금 자유한국당 의원 3명, 더불어민주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1명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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