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철거가 시작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시가 화랑유원지 안에 있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철거하면서 분향소 내부 물품을 소홀히 다뤄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합동분향소는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 행사를 마친 뒤 19일부터 철거하기로 협의가 이뤄진 상태다.
19일 오전 10시께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합동분향소 안 있던 세월호 배 모형이 폐기물함 옆으로 치워진 것을 발견하고 인부들에게 항의했다. 전 위원장은 "분향소 안에 있던 조형물 등은 기억저장소 직원들이 가져갈 물건인데 이렇게 함부로 밖에 내놓으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따졌다.
폐기물 함에 버려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의 각종 장례용품. <연합뉴스>
이에 함께 있던 10여명의 다른 유족들이 철거작업 현장 주변을 둘러보던 중 세월호 참사를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노란색 리본과 조화에 달려있던 리본 등 일부 장례용품들이 쓰레기통과 폐기물함 등에 마구잡이식으로 버려진 것까지 발견하면서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유족들은 “아이들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만들어준 것들을 너무 소홀하게 다루고 일반 쓰레기처럼 마음대로 버리고 치울 수 있느냐”며 항의했다. 이 때문에 철거작업은 이날 정오께 일시 중단됐다.
유족들은 제종길 안산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안산시는 “유족들과 대화를 통해 수습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합동분향소는 세월호 참사 발생 일주일 만인 2014년 4월23일 단원구 고잔동 소재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임시로 마련됐다가 같은 달 29일 현 위치인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연면적 2400㎡ 규모로 세워졌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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