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에스비에스>(SBS) 주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티브이 토론회에 참석한 전해철·양기대·이재명 예비후보. 양기대 예비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뽑기 위한 투표가 시작된 18일 전해철 예비후보와 이재명 예비후보의 ‘1당 붕괴’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발단은 17일 <에스비에스>(SBS) 주최로 열린 티브이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자유한국당이 1당이 되면 국회가 마비되는 상황이 온다. (전해철 후보가) 국회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이 전 후보보다 낫다는 주장을 펴면서다.
전 후보는 이에 “1당을 지켜야 하는데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3월 공천 신청할 때 상황이 1당이 무너질 상황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당 지도부에 지방선거에 매진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이들의 설전은 18일 장외에서도 뜨겁게 이어졌다.
이 후보 쪽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명 예비후보를 선택해야 할 이유 중 하나로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가 속속 확정되면서 국회의원 이탈도 늘고 있다. 더 의석수를 잃으면 민주당은 1당을 놓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이 힘이 빠져서야 되겠습니까?”라고 주장했다.
전 후보는 이에 “전해철이 당선되면 민주당이 1당 지위를 상실한다는 것은 거짓 주장”이며 “이미 민주당에서 전략적 판단을 마친 일이고 저의 출마로 민주당이 1당 지위를 상실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
현재 국회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16석으로 5석 차이다. 국회에서 원내 1당은 관례로 국회의장직을 차지하고 국회 운영을 주도할 수 있다. 국회의석 수는 또 지방선거에서는 후보자의 기호 순번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다음 달 25일 예정된 국회의장 선출은 국회법 제15조에 따라 국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거하되 재적 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대개는 원내 1당에서 맡는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의 기호 순번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다음 달 25일을 기준으로 국회에서 다수 의석 순으로 결정된다. 공직선거법 제150조는 다만 같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둘 이상인 때에는 최근에 실시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득표수 순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2016년 4·13 총선에서 비례대표의 경우 당시 새누리당은 17석, 더불어민주당은 13석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충남도지사 후보로, 김경수 의원이 경남도지사 후보로, 박남춘 의원이 인천시장 후보로 확정되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의석 차가 2석으로 좁혀지면서 1당 붕괴 위기 논란이 촉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들 양대 정당을 떠나 있는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과 무소속 이정현 의원, 그리고 국민의당 출신으로 현재 무소속 상태인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거취다. 조 의원과 이 의원은 크게 자유한국당과 한 뿌리였고, 이용호·손금주 의원은 현재로서는 민주당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애초 자유한국당 성향의 두 의원이 입당할 경우 3석 차이가 되고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이 3명까지 허용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의석수가 동수가 되어서 정당 지지를 더 받은 자유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가져가겠지만 이용호 손금주 의원의 거취가 아직 결정되지 않다보니 이런 위기 공방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은 18일부터 20일까지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50%)와 안심번호를 활용한 시민 여론조사(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23일부터 24일까지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