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청주시장 예비후보 천혜숙, 김양희, 황영호.(왼쪽부터). 페이스북 갈무리
자유한국당 충북 청주시장 후보 각축전이 재미있다.
역대 청주시장은 연임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민선 3기 시장이 됐던 한나라당 한대수 시장이 불출마 선언 뒤 같은 당 남상우 시장이 민선 4기 시장에 당선된 것을 빼곤 여야가 번갈아 가며 시장직에 올랐다. 충북 전체의 절반이 넘는 인구가 청주에 몰려 있어 충북지사 선거 등 충북 지방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곳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승훈 전 시장이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죄 등으로 시장직을 잃어 무주공산이 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청주는 여야에서 11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할 정도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당에선 황영호(58) 청주시의장과 천혜숙(63) 서원대 석좌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김양희(63) 충북도의장이 중앙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한국당 충북도당은 오는 24일 경선을 통해 후보를 가릴 방침이다. 경선에선 당원 현장 투표, 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한다.
이들 셋 대결의 관전 포인트는 다각화돼 있다.
먼저 천·김 후보는 여성, 황 후보는 남성이다. 천·김 후보 둘 중 하나가 승리하면 유력 여야 거대 정당 후보 최초로 청주시장 선거 여성 후보가 된다. 누가 승리해도 역사다. 동갑내기인 여성 후보 둘은 다른 성장 배경으로 관심을 끈다. 김 후보는 청주 일신여고 교사, 충북도 복지여성국장을 거쳐 9·10대 충북도의원에 당선된 뒤 도의회 의장이 됐다. 여성 최초 충북도의회 의장이다.
천 후보는 낙마한 이승훈 전 청주시장의 부인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이승훈 그림자’가 아니라 천혜숙 자신을 내세웠다. 그는 국민은행 뉴욕 지점장(직무대행), 메릴린치 자산관리부 부사장, 우리은행 사외이사 등의 경력을 앞세워 경제전문가를 자처하고 있다. 천 후보는 “여성 후보와 경쟁하고 있지만 남녀를 떠나 추진력, 전문성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황 후보와 김 후보는 현직 충북도의회 의장과 청주시의회 의장 간 대결 구도도 나온다. 지형적, 정치적 범위는 김 후보가 넓지만 청주시장 후보 경선은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황 후보가 불리할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 후보는 8~10대 청주시의회 의원에 거푸 당선된 데 이어 10대 의회에선 시의장에 오르는 등 탄탄한 조직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변수가 생겼다. 김 후보가 중앙당에 거듭 전략공천을 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지난 2일에 이어 5일 한국당 중앙당에 전략공천을 요구했다. 그는 “중앙당 결정을 기다리는 게 먼저”라며 경선 참여에 대해선 말을 흐리고 있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당이 경선을 결정했는데 굳이 전략공천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않다. 본인은 물론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천 후보도 “경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시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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